김영춘 후보가 6일 부산진구 송상현광장에서 마지막 선거유세 출정식을 열었다. 김영춘 후보 캠프 제공
4·7 부산시장 보궐선거를 하루 앞둔 6일 여야 후보들은 분초를 다퉈가며 부산시내 전역을 돌았다. 김영춘 더불어민주당 후보는 힘있는 여당 후보를 한번 더 밀어달라고 배수진을 쳤고, 박형준 국민의힘 후보는 새로운 미래를 열자며 여당에 회초리를 들자고 호소했다. 두 후보 모 두 이틀에 걸쳐 부산 16개 구·군을 모두 도는 강행군을 마쳤다.
“‘싸워서 죽기는 쉬워도 길을 내주기 어렵다’는 각오로 이번 선거에 뛰어들었습니다.”
김영춘 후보는 선거운동 마지막날 유세에서 배수진을 쳤다. 그는 부산진구 송상현광장에서 연 ‘승리의 길’ 출정식에서 그는 임진왜란 때 왜군에 맞서 싸우다 순국한 송상현 동래부사의 말을 빌려 각오를 다졌다. 김 후보는 “실패한 대통령의 참모 출신, 훈수만 잘하는 전문 훈수꾼이 부산 살림살이를 제대로 일으켜 낼 수 있겠느냐”며 이명박 전 대통령의 참모 출신인 박 후보를 겨냥한 뒤 “유능하고, 일 잘하고, 부산 살릴 일꾼이 시장이 돼야 한다. 죽을힘을 다해 싸울 것”이라고 말했다. 힘있는 여당 시장의 장점을 부각한 것이다.
지원유세에 나선 김태년 민주당 당대표 직무대행도 “대통령과 정부가 지원하고 집권당이 함께 협력해 든든하게 뒷받침해주는 후보가 시장이 돼야 한다. 지금 이 시기에 부산을 확실히 책임질, 부산에 딱 맞는 시장은 김영춘”이라고 강조했다.
전날 48시간 철야 연속 유세를 시작한 김 후보는 이날 부산진구·동구·중구·영도구 등 부산 전역을 돈 뒤 부산 최대 번화가인 서면 쥬디스태화백화점 앞에서 유세를 마쳤다.
박형준 국민의힘 후보가 6일 해운대구 수비삼거리에서 유세를 하고 있다. 박형준 후보 캠프 제공
“민주당에 투표하는 것은 실정에 투표하는 것입니다. 무능에 투표하는 것입니다.”
박 후보는 정권 심판론을 앞세웠다. 그는 이날 동래구 동래시장 들머리에서 한 유세에서 “내일 민주당에 투표하면 위선에 투표하는 것이다. 성추행에 투표하는 것이다”라며 오거돈 전 부산시장의 성추행으로 인한 보궐선거임을 상기시킨 뒤 “이제 부산에 새 미래를 열어야 한다. 대한민국을 책임질 새로운 리더십의 큰 힘을 부산에서부터 만들어내겠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그는 선거 기간 동안 엘시티와 불법 사찰 등 자신을 향해 제기된 의혹을 털어내려 “민주당이 기댈 곳은 흑색선전밖에 없다. 싹 다 거짓말이다. 저질 흙탕물 선거로 변질시키는 민주당에 대해 그들이 성추행으로 이 선거를 만든 만큼 따끔하게 혼내달라”고 말했다.
박 후보 역시 김 후보와 마찬가지로 이틀에 걸쳐 부산 시내 모든 군·구를 돌았다. 박 후보는 서면 옛 천우장에서 ‘총력 투혼 유세’를 끝으로 공식 선거운동을 마무리했다.
김 후보 쪽은 역전을, 박 후보 쪽은 굳히기를 전망했다. 김 후보 캠프 쪽 관계자는 “정부와 여당에 실망했던 시민들이 잇따라 제기된 야당 후보의 의혹에 문제가 있다고 판단하는 경우를 많이 접했다. 바닥 민심의 변화로 막판 뒤집기가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 후보 캠프 쪽 관계자는 “정권 심판을 요구하는 시민들의 목소리가 크다. 또 부산은 야당 조직력이 더 강세다. 여당의 네거티브 공세는 선거에 큰 영향이 없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한편, 노정현 진보당 후보는 이날 연제구 부산시청에서 주한미군 기지가 있는 남구의 부산항 8부두까지 10㎞를 걸으며 “주한미군 세균실험실을 꼭 폐쇄하겠다”고 말했다.
김영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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