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9일 더불어민주당 부산시장 보궐선거 예비후보들이 국회에서 가덕도신공항 특별법 제정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오른쪽부터 변성완·김영춘·박인영 예비후보. 더불어민주당 제공
여야의 부산시장 보궐선거 후보 선출 경선일이 10여일 앞으로 다가오면서, 예비후보들 사이 경쟁도 뜨거워지고 있다. 국민의힘에서는 이언주·박민식 예비후보가 박형준 예비후보의 독주에 제동을 걸기 위해 후보단일화에 나섰고, 더불어민주당 후보들은 가덕도신공항 특별법의 국회 본회의 통과에 온 힘을 기울이며 역전을 노리고 있다.
22일까지 발표된 여러 여론조사기관의 부산시장 예비후보 가상 대결 여론조사 결과를 종합하면, 여야 예비후보 9명 가운데 박형준 국민의힘 후보가 선두를 굳건히 지키고 있고, 그 뒤를 김영춘 민주당 예비후보와 이언주 국민의힘 예비후보가 추격하고 있다. 민주당 변성완·박인영 예비후보, 국민의힘 박성훈·박민식 후보는 낮은 인지도로 인해 반등의 기회를 좀체 잡지 못하고 있다.
종합편성채널 <엠비엔>(MBN)이 한길리서치에 맡겨 지난 15~16일 무선 자동응답시스템(ARS)을 이용해 무작위 추출한 만 18살 이상 807명을 대상으로 벌인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박형준·김영춘 예비후보가 맞대결하면 각각 40.8%, 28.2%였다. 김영춘·이언주 예비후보가 맞대결하면 각각 30.7%, 27.6%였다. 정당지지도 또한 국민의힘이 34.6%로 민주당(28%)을 눌렀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누리집을 참고하면 된다.
민주당 예비후보들은 여론조사 결과가 본선에서도 이어지지는 않을 수 있다고 본다. 실제 2014년 부산시장 선거 때 민주당 전신인 새정치민주연합의 양보를 얻어 무소속 출마했던 오거돈 후보는 공식선거운동 전까지 모든 여론조사에서 20%포인트 이상 여당의 서병수 새누리당 후보를 앞섰지만, 실제 선거에서는 1.31%포인트 차로 고배를 마셨다.
민주당 예비후보들은 가덕도신공항 특별법에 기대어 여당에 불리한 정치 지형을 흔들려 한다. 김영춘·변성완·박인영 예비후보는 지난 19일 당대표실에서 열린 비공개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해 가덕도신공항 특별법에 가덕도 입지 명시 등을 요구했다. 이어 김태년 원내대표실을 찾아 ‘가덕도신공항 특별법 2월 임시국회 내 핵심내용 포함 통과 촉구’ 서한을 전달하고 여야 국회의원 300명에게도 같은 서한을 보냈다. 가덕도신공항 특별법은 19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를 통과했지만, 민주당 후보들은 25일 법제사법위원회, 26일 국회 본회의 통과 때까지 긴장을 늦추지 않겠다는 분위기다.
22일 부산 수영구 부산문화방송 스튜디오에서 열린 ‘국민의힘 부산시장 보궐선거 본경선 3차 맞수토론’에 앞서 예비후보들이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왼쪽부터 박형준·박민식·이언주·박성훈 예비후보. 국민의힘 부산시당 제공
국민의힘 쪽은 가덕도신공항 특별법이 선거에 크게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면서도 민주당의 과실로 연결되는 것은 경계하고 있다. 박형준 예비후보는 “국회 본회의장에서 가덕도신공항 특별법이 반드시 처리되어 부산시민의 숙원이 결실을 보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민주당 예비후보 1차 경선일은 다음달 6일이다. 권리당원투표 결과와 여론조사 결과를 각 50%를 반영하는데 과반수 득표 후보가 없으면 일주일 뒤 상위 두명이 결선투표를 한다. 국민의힘은 이틀 앞선 다음달 4일 100% 여론조사로 최종 후보를 결정한다.
경선 열기는 후보·정당 지지율에서 앞선 국민의힘 쪽이 더 뜨겁다. 이언주·박민식 예비후보는 22일 부산시의회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25일 국민의힘 부산시장 예비후보들의 합동토론회 전까지 후보 단일화를 한다”고 밝혔다. 23일 부산시민 800명한테 휴대전화를 걸어 두 후보 이름을 번갈아 앞세워 질문을 던진 뒤 지지율이 높은 후보가 단일 예비후보가 된다. 단일화 효과가 얼마나 있을지는 미지수다. 박형준 예비후보가 압도적인 1위로 앞서가고 있기 때문이다. 부산시 경제부시장 출신인 박성훈 예비후보가 이번 단일화 제안을 거부한 이유 가운데 하나도 단일화가 지지율 상승으로 이어진다는 확신이 없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부산/김광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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