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성완(56) 부산시장 권한대행이 26일 부산시장 보궐선거 출마를 위해 사퇴했다. 이로써 오거돈 시장을 시작으로 행정부시장과 경제부시장까지 부산시청 지휘부 3명이 9개월 만에 모두 물러났다.
변 권한대행은 이날 사퇴서를 제출하고 오전 11시 온라인 중계를 통해 퇴임식을 했다. 그는 퇴임사에서 “뜻하지 않게 시장 권한대행이라는 중책까지 맡아 동분서주해 온 지난 9개월은 그야말로 살얼음 위를 걷는 심정의 나날들이었다”며 “막중한 책임을 오롯이 떠안을 수밖에 없는 직원 여러분들과 끝까지 함께하지 못하는 죄송한 마음 그지없다”고 말했다. 그는 “저는 27년을 몸담아 온 공직을 잠깐 떠나려고 한다. 더 책임감 있는 사람으로 여러분들 곁에 돌아올 것을 약속드린다”며 4월 부산시장 보궐선거를 통해 다시 돌아오겠다고 다짐했다.
그는 “가덕도신공항·2030년 세계월드엑스포·북항재개발 등은 앞으로 누가 시정을 이끌게 되더라도 결코 중단되거나 타협의 대상이 되어서는 안 되는 일들이기 때문”이라며 보궐선거 출마 이유를 설명했다.
부산에서 초·중·고교를 졸업한 변 권한대행은 1993년 치러진 37회 행정고시에 합격해 공직생활을 시작했다. 2014년 8월 부산시 기획관리실장에 임명됐다가 2017년 2월 행정안전부로 복귀해 대변인을 지내고 2019년 1월 부산시 행정부시장에 임명됐다. 지난해 4월 오거돈 전 부산시장의 갑작스러운 사퇴로 부산시장 권한대행을 맡았다가 부산시장 보궐선거 더불어민주당 후보로 출마하기 9개월 만에 사퇴와 함께 27년의 공직생활을 마감했다.
앞서 지난 5일에는 박성훈 경제부시장이 국민의힘 부산시장 보궐선거 출마를 위해 사퇴했다. 지난해 4월 여성직원 성추행을 시인하고 사퇴한 오거돈 시장까지 포함하면, 부산시 지휘부 3명이 옷을 벗게 된 셈이다.
부산에서 시장이 사퇴한 뒤 부시장들까지 ‘차기’에 뛰어들면서 사퇴하기는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2004년 2월 안상영 부산시장이 부산구치소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자, 오거돈 당시 행정부시장과 허남식 정무부시장이 사퇴하고 각각 열린우리당과 한나라당 부산시장 보궐선거 후보로 출마한 바 있다.
변 권한대행 사퇴에 따라 26일부터 서열 4위인 김선조 기획조정실장이 부산시장 권한대행 또는 직무대리를 맡게 된다. 하지만 4월7일 보궐선거일까지 72일 남아 있는 만큼, 행정안전부는 부산시 기획관리실장을 지낸 이병진 국가정보자원관리원 광주센터장을 부산시 행정부시장으로 승진시켜 임명하기로 하고 인사검증 등 행정절차를 밟고 있다.
글·사진 김광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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