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언주 전 국회의원이 지난해 12월3일 오후 서울 마포구 마포현대빌딩에서 열린 ‘더 좋은 세상으로(마포포럼)' 정례 세미나에서 발언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이언주 국민의힘 부산시장 예비후보의 코로나19와 관련한 처신을 두고 논란이 일고 있다. 이 예비후보 선거캠프가 방역지침 위반 혐의로 과태료 처분 통보를 받은 데 이어 이 예비후보도 확진자와 밀접 접촉한 정황이 드러나 자가격리에 들어갔다. 또 14일 이 예비후보 선거사무실 방문자 1명과 2차 감염자 2명 등 3명이 추가 확진 판정을 받아 이 예비후보 선거캠프발 확진자는 8명으로 늘어났다.
14일 부산시와 부산진구의 말을 종합하면, 이 예비후보의 부산진구 선거사무실에서 지난달 30일과 지난 5일 열린 행사에 부산시민 4명과 경남 김해시민 1명 등 확진자 5명이 다녀갔다. 부산진구가 9일 이 예비후보 쪽으로부터 참석자 명부를 받았는데 지난달 30일 행사 참석자는 70명, 5일 행사 참석자는 44명이었다.
부산진구는 13일 이 예비후보 선거사무실에 집합금지명령을 위반한 혐의로 150만원의 과태료 처분을 통보했다. 과태료 처분 대상은 선거사무실 운영자다. 이 예비후보 쪽은 29일까지 의견을 진술할 수 있고 이후 특별한 사정이 없다면 과태료는 확정된다.
부산은 지난달 15일부터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여서 행사참여인원은 49명까지 허용된다. 이 예비후보 쪽은 지난달 30일 저녁 7시 시민캠프 임명장 수여식에 70명 모두가 참석한 것이 아니라 당일 선거사무실을 방문한 누계라고 항변했지만 부산진구는 시민캠프 임명장 수여식에 70명이 참석한 것으로 판단했다.
이 예비후보는 코로나19 검사의 골든타임을 놓쳤다. 이 예비후보는 코로나19 검사를 12일에야 받았다. 부산진구가 이 예비후보 선거사무실에 “확진자가 이 예비후보 선거사무실을 방문했다”고 처음 통보하고 나흘이나 지난 뒤다. 부산진구 관계자는 “이 예비후보 쪽이 제출한 명부에 이 예비후보의 이름이 없어서 검사 안내를 제때 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부산시청 앞 임시선별진료소에서 시민들이 검사를 기다리고 있다. 김광수 기자
이 예비후보의 늑장검사도 논란이다. 부산진구가 이 예비후보의 블로그에서 이 예비후보가 5일 선거사무실을 다녀간 김해시 확진자와 사진을 찍은 장면을 확인하고 12일 오전 이 예비후보 관계자한테 검사를 받으라고 안내했지만 이 예비후보는 같은 날 오후 부산시의회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한 뒤에야 부산시청 앞 임시선별진료소에서 검사를 받았다.
이 예비후보가 예정된 선거일정을 소화하기 위해 임시선별진료소를 일부러 찾지 않았느냐는 의혹도 나온다. 코로나19 방역지침에 따르면 확진자와 접촉하면 보건소에서 바로 가까운 보건소를 찾아가 검사를 받으라고 안내한다. 보건소에서 검사를 받으면 검사 결과가 나올 때까지 자가격리를 해야 하지만 임시선별진료소는 검사 결과가 나올 때까지 자가격리를 하지 않아도 된다.
한 방역 관계자는 “임시선별진료소는 보건소보다 검사 결과가 하루 정도 늦다. 이 예비후보가 음성이 나왔지만 양성 판정이 나왔다면 최소 하루는 격리가 늦어져 접촉자들이 늘어날 수 있었다는 점에서 이 예비후보가 임시선별진료소에서 검사받은 것은 부적절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 예비후보가 자가격리 대상에서 빠진 것도 논란이다. 부산진구는 이 예비후보 쪽이 확진자가 참석한 행사에서 3분 정도 있다가 나갔다고 해서 공무원이 하루 두 차례 전화를 해서 관리하는 능동감시 대상자로 분류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5일 행사 장면이 촬영된 유튜브 동영상을 보면 이 예비후보가 마스크를 쓰고 15분가량 연설을 하고 임명장을 주면서 참석자와 악수를 하는 장면이 나온다. 이 동영상을 확인한 부산진구는 14일 이 예비후보한테 “19일 정오까지 자가격리하라”고 통보했다.
이언주 예비후보 선거사무실 관계자는 “보건소 연락을 받은 캠프 관계자와 외부에 있던 이 예비후보가 연락이 닿지 않아 검사가 늦어졌을 뿐 일부러 검사를 늦게 받은 것은 아니다. 방역당국에 이 예비후보가 3분 동안 간단히 인사만 하고 나갔다고 말한 사람은 선거캠프 관계자였다. 이 예비후보가 능동감시 대상자였지만 방역 모범을 보이기 위해 선제적 검사를 하고 자율격리에 바로 들어가야했다는 지적은 겸허히 받아들인다”고 말했다.
글·사진 김광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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