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1일 압착사고를 낸 경남 창원시 현대위아의 프레스. 금속노조 경남지부 제공
국내 최대 자동차부품 제조업체인 현대위아의 사내 협력업체 소속 비정규직 현장관리자가 프레스에 눌리는 압착사고를 당해 의식불명 상태다.
13일 현대위아와 금속노조 경남지부 등의 설명을 종합하면, 현대위아 사내 협력업체인 위즈테크 소속 ㅇ씨가 지난 11일 오후 5시55분께 경남 창원시 성산구 남산동 현대위아 4공장의 피(P)-8 공정에서 프레스작업을 하던 도중 프레스에 상반신이 눌리는 사고를 당했다. ㅇ씨는 창원경상대병원으로 긴급후송돼 중환자실에서 치료를 받고 있으나, 13일 현재 의식불명 상태다.
앞서 지난 9일 위즈테크는 생산한 자동차부품 ‘딥기어’ 8000개에서 몇㎜의 오차가 발견되자, 현장관리자인 ㅇ씨 등 3명에게 7일 이내에 모두 수정하도록 지시했다. 애초 이 프레스는 자동으로 작동하지만, 불량품을 수정하기 위해 수동으로 전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ㅇ씨는 수정할 부품을 프레스에 집어넣고, 다른 1명은 프레스를 작동하는 단추를 누르고, 또다른 1명은 작업보조를 했다. ㅇ씨가 부품을 프레스에 넣고 몸을 완전히 뺀 뒤, 다른 작업자가 단추를 눌러 프레스를 작동시켜야 하는데, ㅇ씨가 채 몸을 빼기 전에 프레스가 작동하는 바람에 ㅇ씨 상반신이 프레스에 눌렸다.
압착사고를 낸 현대위아 프레스에서 12일 관계자들이 현장조사를 하고 있다. 금속노조 경남지부 제공
금속노조 경남지부는 “신규 작업에 투입할 때는 노동자 안전을 위해 16시간 특별교육을 해야 하는데, 현장관리자인 ㅇ씨를 생소한 프레스작업에 투입하면서도 회사 쪽은 교육하지 않았다. 게다가 현장 확인 결과, 프레스 단추를 누르는 사람은 다른 기계에 가려 ㅇ씨의 위치와 자세를 정확히 볼 수 없어 언제라도 사고가 날 수 있는 구조였다”며 회사 쪽 책임을 주장했다. 노조는 또 “프레스에 설치된 안전센서도 너무 바깥 쪽에 짧게 설치돼 있었다. 이 때문에 몸을 숙인 작업자가 안전센서보다 프레스에 가깝게 들어가도 센서가 감지하지 못해 프레스가 작동했다”며 안전설비 문제도 지적했다.
이에 현대위아 쪽은 “현장관리자는 관리만 하는 게 아니라 현장에서 일손을 도와 여러가지 일을 한다. ㅇ씨는 지난해에도 같은 작업을 하는 등 프레스작업 경험이 있는 것으로 안다. 프레스 단추를 누르는 작업자가 프레스에 접근한 작업자를 명확히 볼 수 있고, 안전센서도 바깥에서 사람이 들어가는 것을 막을 수 있도록 규정대로 설치된 것을 확인했다”고 반박했다. 또 “현재 노동부와 경찰 등이 사고원인을 조사하고 있어, 그 결과에 따라 대책을 마련하겠다. 책임을 회피할 생각은 전혀 없으나, 현재까지 안전 관련 규정과 설비에 문제점은 발견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최상원 기자
csw@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