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전국 영남

이달 정년 맞는 용접공 김진숙 ‘복직 희망 차량’ 9년만에 달렸다

등록 2020-12-19 18:35수정 2020-12-19 18:45

전국서 420여대 모여 ‘김진숙 복직’ 촉구
방역수칙 준수 위해 비대면 방식으로 진행
19일 부산 영도구 국립해양박물관 근처 도로에 한진중공업 영도조선소의 ‘해고 노동자’ 김진숙(60) 민주노총 부산본부 지도위원의 복직을 촉구하는 ‘희망 차량들’이 줄을 섰다.
19일 부산 영도구 국립해양박물관 근처 도로에 한진중공업 영도조선소의 ‘해고 노동자’ 김진숙(60) 민주노총 부산본부 지도위원의 복직을 촉구하는 ‘희망 차량들’이 줄을 섰다.

19일 오후 1시30분께 부산 영도구의 국립해양박물관 근처 도로에는 100여대의 승용·승합차 등이 모여 있었다. 각 차량의 엔진이 있는 앞부분 덮개에는 ‘해고 없는 세상! 한진중공업 김진숙 복직’이라는 펼침막을 달고 있었다. 차량의 옆문과 뒤쪽 트렁크에도 펼침막이 보였다. 한진중공업 영도조선소의 ‘해고 노동자’ 김진숙(60) 민주노총 부산본부 지도위원의 복직을 촉구하는 ‘희망 차량들’이었다.

100여대 가운데 49대의 차들이 먼저 한진중 영도조선소 쪽으로 출발했고, 10여분 뒤 다시 49대의 차들도 앞서간 차의 뒤를 따라갔다. 같은 시각, 영도구의 태종대에 모였던 차들도 49대씩 영도조선소로 향했다.

19일 부산 영도구 한진중공업 영도조선소 앞을 김진숙(60) 민주노총 부산본부 지도위원의 복직을 촉구하는 ‘희망 차량들’이 지나가고 있다.
19일 부산 영도구 한진중공업 영도조선소 앞을 김진숙(60) 민주노총 부산본부 지도위원의 복직을 촉구하는 ‘희망 차량들’이 지나가고 있다.

오후 1시50분께 영도조선소에는 먼저 출발했던 차들이 다가왔다. 영도조선소 들머리에 설치된 천막 농성장에서 기다리고 있던 30여명의 한진중 노조원들은 차를 보고 손을 흔들며 환호했다. 차들은 천천히 영도조선소를 지나쳐가면서 일제히 경적을 울려 노동자들의 환호에 화답했다.

코로나19 방역 수칙을 지키기 위해 개별 차량 집회 방식으로 참여한 차들은 영도구 일대를 순회하며 김 지도위원의 복직을 촉구했다. 주최 쪽은 이날 서울·강릉·수원·울산·대전 등 전국 100여개 도시에서 420여대(경찰 추산 150여대)의 차가 참여한 것으로 추산했다.

19일 부산 영도구 한진중공업 영도조선소 들머리 맞은편에서 ‘김진숙 희망버스 기획단’이 유튜브로 ‘해고없는 세상! 김진숙 쾌유와 복직을 바라는 리멤버 희망버스(김진숙 희망버스)’를 진행했다.
19일 부산 영도구 한진중공업 영도조선소 들머리 맞은편에서 ‘김진숙 희망버스 기획단’이 유튜브로 ‘해고없는 세상! 김진숙 쾌유와 복직을 바라는 리멤버 희망버스(김진숙 희망버스)’를 진행했다.

오후 2시께 ‘김진숙 희망버스 기획단’은 영도조선소 들머리 맞은편에서 무대를 설치해 유튜브로 ‘해고없는 세상! 김진숙 쾌유와 복직을 바라는 리멤버 희망버스(김진숙 희망버스)’를 진행했다. 첫 발언자로 나선 문철상 금속노조 부산양산지부장은 “김 지도위원의 복직을 요구하며 25일째 단식 농성을 벌이고 있다. 김 지도위원이 35년간 고통의 세월을 꺾고, 복직한 뒤 제 발로 한진중을 걸어나갈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참가자 여러분의 결심과 의지를 보여달라”고 말했다.

2011년 6월 1차 희망 버스에 참여했던 문정현 신부는 “쫓겨난 노동자의 고통과 슬픔은 상상조차 할 수 없다. 노동자의 평화는 공장에서 쫓겨난 노동자가 복직하는 것이다. 복직은 해고 노동자의 억울함을 인정받는 일이다. 김진숙은 자신을 신경 쓰지 않고, 해고 노동자들을 위해 싸웠다. 사랑한다. 김진숙의 복직이 촛불 정권의 새로운 시작이 될 것이다. 그의 복직을 위해 끝까지 싸우겠다”고 말했다.

19일 부산 영도구 한진중공업 영도조선소 들머리에서 김진숙 민주노총 부산본부 지도위원의 해고기간 35년을 상징하는 ‘35 타종 행사’가 열렸다.
19일 부산 영도구 한진중공업 영도조선소 들머리에서 김진숙 민주노총 부산본부 지도위원의 해고기간 35년을 상징하는 ‘35 타종 행사’가 열렸다.

오후 3시30분께 김 지도위원의 해고 기간 35년을 상징하는 ‘35 타종 행사’가 열렸다. 그의 복직을 바라는 35명이 길이 5m가량의 통나무를 들고 영도조선소의 철제 정문을 35차례 때렸다.

이어진 영상편지에서 김 지도위원은 “조합원들이 청와대 앞에서 노숙하고 천막 농성을 하고 새벽마다 출근투쟁을 한다. 시민단체들이 릴레이 단식을 하고, 신부님과 동지들이 오체투지를 하고, 시의회와 국회가 나서고, 희망차가 다시 왔다. 9년 전 희망 버스와 조합원들의 힘으로 크레인에서 웃으면서 내려왔듯이, (이번에도) 웃으면서 다시 돌아오겠다”고 말했다. 행사는 이날 오후 5시께 끝났다.

19일 부산 영도구 한진중공업 영도조선소 앞을 김진숙(60) 민주노총 부산본부 지도위원의 복직을 촉구하는 ‘희망 차량들’이 지나가고 있다.
19일 부산 영도구 한진중공업 영도조선소 앞을 김진숙(60) 민주노총 부산본부 지도위원의 복직을 촉구하는 ‘희망 차량들’이 지나가고 있다.

주최 쪽은 21일부터 31일까지 청와대에서 오체투지, 108배, 3보 1배, 촛불집회 등 김 지도위원 복직을 촉구하는 ‘11일 행동’을 진행한다.

1981년 한진중공업의 전신인 대한조선공사에 용접공으로 입사한 김 지도위원은 1986년 2월 노조 집행부의 어용성을 폭로하는 홍보물을 배포했다가 그해 7월 해고됐다. 민주화운동관련자 명예보상심의위원회는 2009년 ‘김진숙의 해고는 부당하다’고 판정했다.

김 지도위원은 2011년 한진중공업의 구조조정에 맞서 영도조선소 안 85호 크레인(높이 35m)에서 1~11월 309일 동안 고공농성을 벌였다. 2011년 6월~11월 전국에서 1만여명이 1~5차에 걸쳐 희망 버스를 타고 영도조선소에 와 김 지도위원을 응원했다.

그의 노력으로 동료들은 복직했지만 사 쪽의 거부 속에 그만 해고 노동자로 남았다. 그는 최근 암이 재발해 항암치료를 받으며 재수술을 앞두고 있다. 그는 올해 정년을 앞두고 사용자 쪽에 복직을 요구하고 있다.

글·사진 김영동 기자 ydkim@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전국 많이 보는 기사

김영선 “살인자랑 한 버스 타면 나도 살인자냐” 명태균에 떠넘기기 1.

김영선 “살인자랑 한 버스 타면 나도 살인자냐” 명태균에 떠넘기기

[영상] “지하철역 식사, 세 가정 근무”…필리핀 가사관리사 호소 2.

[영상] “지하철역 식사, 세 가정 근무”…필리핀 가사관리사 호소

[영상] 명태균, 구속 12시간 만에 또 조사…검찰 “돈 관계 혐의 부인해” 3.

[영상] 명태균, 구속 12시간 만에 또 조사…검찰 “돈 관계 혐의 부인해”

[영상] 구속 명태균·김영선…윤 여론조사, 창원 산단 의혹 수사 확대 불가피 4.

[영상] 구속 명태균·김영선…윤 여론조사, 창원 산단 의혹 수사 확대 불가피

모텔 입주 안산 6층 건물서 불…51명 구조, 2명 중상 5.

모텔 입주 안산 6층 건물서 불…51명 구조, 2명 중상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