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형우 울산시 복지여성건강국장의 코로나19 관련 브리핑 장면
울산에서 60대 이상 고령자들의 화투(고스톱) 모임과 관련한 코로나19 확진자들이 확산 추세를 보이고 있다. 8·15 서울 광화문집회 참석자에 의한 앤(n)차 감염도 늘고 있다.
울산시는 2일 북구의 60대 남성과 40대 여성, 남구의 60·80대 여성, 중구의 60·80대 여성과 70대 남성, 동구의 30대 필리핀 특수선 승조원 등 모두 8명의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발생했다고 밝혔다. 울산에선 지난달 30일 5명, 31일 6명, 지난 1일 5명에 이어 이날까지 나흘 연속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5명 이상씩 발생했다. 누적 확진자도 108명으로 늘었다.
2일 확진된 북구의 60대 남성과 남구의 60·80대 여성, 중구의 60·80대 여성 등 5명은 지난달 31일 확진된 울산 95번째 확진자(중구·80대)의 접촉자들이다. 지난달 27일 함께 집에서 화투 모임에 참석했던 것으로 파악됐다.
앞서 지난달 27일 95번째 확진자와 화투를 쳤던 남구의 60대 남성 2명도 1일 확진 판정을 받았다. 또 95번째 확진자와 92·93·94번째 확진자 등 4명은 지난달 30일 확진 판정을 받은 88번째 확진자(남구·60대)와 지난달 25일 집에서 함께 화투를 쳤던 것으로 조사돼, 화투 모임과 관련한 감염자는 지금까지 모두 12명이나 됐다. 88번째 확진자는 아직 감염 경로가 분명하지 않은 확진자로 분류됐다.
중구의 70대 남성은 지난달 31일 확진 판정을 받은 90번째 확진자(남구·70대)의 접촉자다. 두 사람은 8·15 서울 광화문집회 참가했던 70번째 확진자(남구·70대)한테서 2~3차 감염된 것으로 조사됐다. 70번째 확진자한테서 감염된 2~4차 확진자는 지금까지 모두 8명으로 늘었다.
울산시는 이들 70번째 확진자와 90번째 확진자에 대해 코로나19 다수전파와 자가격리 위반의 책임을 물어 수사 의뢰와 함께 구상금 청구소송을 제기하기로 했다. 송철호 시장은 “감염확진자에 대한 입원치료비와 접촉자들에 대한 진단검사비, 방역비 등 약 1억원 정도의 손해배상을 청구할 계획이나 확산 경과에 따라 금액은 더 늘어날 수도 있다”고 밝혔다.
울산시는 화투(고스톱) 모임에 대해서도 경찰에 수사를 의뢰했다. 또 모임이 이뤄졌던 남구의 집 2곳에 대해 오는 13일까지 집합금지 조처하고 8월20~31일 사이 방문자에 대해 코로나19 진단검사를 의무화하는 긴급 행정조치(18호)를 내렸다.
한편, 이날 확진자 중 북구의 40대 여성은 전날 확진된 20대 대학생의 어머니다. 딸이 지난달 25일 제주도 여행 중 게스트하우스에서 서울 강동구 138번째 확진자와 접촉해 감염된 것으로 조사됐다. 필리핀 특수선 승조원은 지난달 18일 인천국제공항으로 입국했다. 인천검역소에선 음성으로 나왔으나 1일 울산 동구보건소 선별진료소의 격리해제 전 검사에서 양성 판정을 받았다.
울산시는 이날 확진자 모두를 울산대병원에 입원시키고, 이들의 이동 경로와 감염원 등에 대해 심층 역학조사를 벌이고 있다.
글·사진 신동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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