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전국 영남

‘붓싼뉴스’·‘대전블루스’를 아시나요? 지방 정부도 ‘유튜브 시대’

등록 2020-08-16 15:41수정 2020-08-17 18:11

17개 광역 지방자치단체 유튜브 채널 운영
정보성 바탕의 재미있는 콘텐츠 제작 늘어
지방 정부가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에 있는 영상. 유튜브 채널 영상 갈무리
지방 정부가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에 있는 영상. 유튜브 채널 영상 갈무리
영상이 시작되면 양 인형을 쓴 사람이 열차를 타고 어디론가 가고 있는 장면이 등장한다.

“너희들은 아직도 양을 보러 강원도만 가니?” “경북에도 양 떼들이 살고 있는 거 아니?”. 이런 독백이 자막으로 나온다.

양 인형을 쓴 사람이 도착한 곳은 경북 칠곡군 지천면 칠곡양떼목장. 목장에 들어선 그를 1살 된 새끼 양이 맞이한다. 그는 양들에게 먹이를 주고, 양젖을 짜기도 한다. 목장에서 실컷 논 그는 양들과 작별 인사를 나눈다. 이어 목장 주소와 운영시간, 입장료 정보 등이 뜬다.

이 영상은 경북도가 지난달 제작해 유튜브 채널 ‘보이소TV’에 올린 것이다. ‘이곳에도 양떼목장이 있다?! 양들과 지지고 볶다가 결국에는 사랑에 빠졌습니다’라는 제목의 3분짜리 영상이다. 짧은 영상이지만 조회 수는 6만건이 넘는다. 보이소TV에 올라온 영상 가운데 조회 수가 가장 많은 것은 239만건에 이른다.

유튜브가 영상콘텐츠 플랫폼으로 떠오르면서, 지방정부들도 유튜브 채널 운영에 뛰어들고 있다. 단순한 행정 정보나 생활 정보를 전달하던 것을 넘어 건강, 문화, 관광 등 콘텐츠도 다양해지고 있다. 공무원의 일상을 자연스레 보여주는 브이로그 영상도 인기를 끌고 있다.

현재 17개 광역 지방자치단체 모두 유튜브 채널을 만들어 운영하고 있다. 하지만 아직도 ‘경기도청’, ‘강원도’처럼 딱딱한 채널 이름을 단 곳이 많지만, ‘붓싼뉴스’(부산시), ‘갱남피셜’(경남도), ‘쌈박정식’(전북도) 등 독특한 유튜브 채널 이름을 사용하는 지방정부도 있다. 유튜브 채널 구독자 수는 서울시가 12만여명, 경북도가 7만여명으로 많은 편이다. 또 부산시, 경기도, 충북도는 1만~2만명대 구독자 수를 갖고 있다. 다른 지방정부 구독자 수는 아직 수천명대다.

지방정부들이 유튜브 채널을 만든 것은 2010년부터였다. 하지만 채널만 만들어 놓고 단순히 행사 등 딱딱한 영상 몇개만 올려놓는 수준이 대부분이었다. 그러던 게 1~2년 전부터 분위기가 바뀌었다. 수십만명~수백만명의 구독자 수를 가진 유튜브 크리에이터가 초등학생들이 선망하는 직업으로 떠오를 정도로 유튜브 플랫폼이 주목을 받자, 지방정부들도 눈을 돌리기 시작한 결과다.

김순금 대구시 뉴미디어팀장은 “유튜브 채널은 2011년에 만들었는데 거의 운영하지 않다가 지난해 1월부터 본격적으로 운영했다. 당시 대구시 유튜브 채널 구독자 수는 422명이었는데 1년반 만에 1만명 돌파를 앞두고 있다. 개인 유튜버처럼 자극적이거나 극단적인 콘텐츠는 만들 수 없어서 정보성을 바탕으로 재미를 가미하는 방식으로 콘텐츠를 제작하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시는 ‘서울시 공무원 브이로그’, ‘슬기로운 서울 집콕생활’ 등 다양한 종류의 콘텐츠를 만들고 있다. 경북도도 ‘당신만 몰랐던 경북, 니 지금 뭐하노?’, ‘너에게 들려주고 싶은 이야기’ 등 다양한 종류의 콘텐츠를 올리고 있다. 서울시는 원래 ‘서울시’라는 이름의 채널만 운영하다가 지난 3월 ‘해치TV’라는 별도 채널도 만들었다. 대전시도 ‘대전광역시 인터넷방송’이라는 딱딱한 이름의 채널을 운영하다가 지난해 11월 ‘대전블루스’라는 이름의 채널을 따로 만들었다.

이런 흐름은 기초자차단체들에서도 감지된다. 이 가운데 충북 충주시는 유튜브 채널 운영으로 대박을 터뜨렸다. 지난해 4월 유튜브 채널을 만든 뒤 공무원들의 일상을 자연스럽고 재미있게 소개하는 내용을 중심으로 영상을 만들어 올리고 있는데, 현재 구독자 수가 10만2천여명에 이른다. 또 대부분 영상 조회 수가 수십만이다. 다른 지방정부들이 충주시를 모델로 공무원 브이로그 영상 제작하는 나타나고 있다.

한 지방정부 유튜브 채널 운영자는 “사실 언론에 공무원은 대게 나쁜 모습으로 비치고, ‘철밥통인데 일은 안한다’는 시각으로 공무원을 바라보는 사람도 많다. 공무원 브이로그 콘텐츠는 각 부서 공무원이 하루 종일 어떤 일을 하는지를 자연스럽게 보여준다. 공무원에 대한 불신이 줄며 행정 신뢰도가 올라갈 수 있다는 장점이 있어 좋은 콘텐츠라 생각한다”고 했다.

지방정부들이 유튜브를 운영하는 것은 돈을 벌기 위해서는 아니다. 유튜브 영상에 광고를 달아서 수익을 창출하기는 커녕 유튜브 운영 예산으로 매년 수천만~수억원을 쓴다. 하지만 유튜브가 콘텐츠 소비시장을 주도하고 있어, 지방정부들도 유튜브 운영을 선택이 아닌 필수라 받아들이고 있다.

김효길 서울시 미디어기획팀 주무관은 “유튜브를 통해 서울시 소식과 정책뿐만 아니라 복지, 건강, 문화시설, 세금 등 서울에 살며 꼭 필요한 정보들을 제공하고 있다. 텍스트보다 영상이 쉽고 재미있게 정보를 전달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예를 들어 누군가 영상에 등장해서 대리 체험하는 장면을 보여주면 글로 설명하는 것보다 효과가 크다”고 말했다.

김일우 기자 cooly@hani.co.kr">cooly@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전국 많이 보는 기사

외국인 마을버스 운전기사 나오나…서울시, 인력 부족에 채용 추진 1.

외국인 마을버스 운전기사 나오나…서울시, 인력 부족에 채용 추진

화염 속 52명 구한 베테랑 소방관…참사 막은 한마디 “창문 다 깨” 2.

화염 속 52명 구한 베테랑 소방관…참사 막은 한마디 “창문 다 깨”

515m 여주 남한강 ‘출렁다리’ 내년 5월 개통 3.

515m 여주 남한강 ‘출렁다리’ 내년 5월 개통

[영상] “지하철역 식사, 세 가정 근무”…필리핀 가사관리사 호소 4.

[영상] “지하철역 식사, 세 가정 근무”…필리핀 가사관리사 호소

15년 만에 신생아 울음…170여명 마을 들썩 5.

15년 만에 신생아 울음…170여명 마을 들썩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