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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몸 멍, 머리 핏자국…부모 학대에 도망 창녕 9살 아동, 주민이 구조

등록 2020-06-08 13:47수정 2020-06-08 18:30

잠옷·슬리퍼 차림으로 도망 중 주민에게 발견
아동보호기관 인도 뒤 입원 치료 중
피해 아동, “2년 전부터 학대당했다” 진술

경찰 “계부는 ‘거짓말 해서 때렸다’며 혐의 부인
친모는 조현병 치료 중단 뒤 증세 심해져 학대”
경남 창녕경찰서.
경남 창녕경찰서.

경남 창녕경찰서는 8일 초등학교 4학년생 딸(9)을 상습적으로 학대한 혐의(아동학대)로 계부(35)와 친모(27)를 불구속 입건했다.

피해 어린이는 지난달 29일 저녁 6시20분께 잠옷 차림에 성인용 슬리퍼를 신고 도로에서 도망치듯 뛰어가다가 지나가던 주민에게 발견됐다. 주민 신고로 경찰이 출동했을 때, 이 어린이는 눈 등 온몸에 멍이 들어 있었고, 머리가 찢어져 피를 흘린 흔적이 있었으며, 손가락은 심하게 화상을 입은 상태였다. 경찰은 어린이를 아동보호전문기관인 해바라기센터에 맡겼고 이 어린이는 8일 현재 병원에 입원해서 치료를 받고 있다.

경남지방경찰청과 창녕경찰서 설명을 종합하면, 피해 어린이 가족은 경남 거제에서 살다가 올해 1월 창녕으로 이사를 왔다. 피해 어린이는 “2년 전부터 부모로부터 학대를 당했다”고 진술했으나, 코로나19 사태 때문에 창녕으로 이사 온 이후 학교에 가지 않았고 외출도 하지 않아 주변에서는 아동학대 사실을 전혀 몰랐던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 관계자는 “계부는 ‘말을 듣지 않고 거짓말을 해서 때렸다’며 일부 내용은 인정하지만, 일부 내용은 부인하고 있다. 친모는 조현병 환자인데 지난해부터 치료를 받지 않으면서 증세가 심해져 딸을 학대했던 것으로 조사됐다”고 말했다. 경찰은 피해 어린이가 2년 전부터 부모로부터 학대를 당했다고 진술함에 따라, 예전에 살았던 경남 거제의 학교와 이웃 주민을 상대로 사실 여부를 조사하고 있다.

최상원 기자 csw@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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