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북항 재개발 구상도. 왼쪽이 1단계 구간이고 오른쪽이 2단계 구간이다. 부산시 제공
부산시가 국내 근대 무역항 1호인 부산 북항의 2단계 재개발 사업자 공모에 뛰어들었다. 부산시가 사업시행자로 선정될 경우 옛도심을 고려하지 않고 고층 건물과 상업시설을 마구 허가한 1단계 재개발의 잘못을 되풀이하지 않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변성완 부산시장 권한대행, 남기찬 부산항만공사 사장, 변창흠 한국토지주택공사 사장, 손병석 한국철도공사 사장, 김종원 부산도시공사 사장은 27일 부산시청 7층 영상회의실에서 ‘부산항 북항 2단계 항만재개발 사업’을 위한 공동이행 협약을 체결했다. 부산시는 이날 해양수산부에 부산 북항 2단계 재개발 사업계획서를 제출했다.
변성완 부산시 권한대행은 협약식에서 “정부 주도 1단계 사업은 많은 성과가 있었으나 한편으로는 시민들의 눈높이에 부합되지 못하고 아쉬운 점이 많이 드러나고 있다. 사업계획이 한번 정해지면 잘못된 계획이라 하더라도 돌이키기 어렵다. 그래서 북항 2단계 사업은 부산시민의 뜻을 모아 시민의 힘으로 추진하려 한다”고 말했다.
앞서 해양수산부는 지난해 10월15일~지난 2월10일 부산 북항 2단계 항만재개발 사업시행자 공모를 했으나 한곳도 응모하지 않았다. 이에 해양수산부는 지난 3월30~31일 사전투자의향서를 접수했는데, 부산시 컨소시엄과 동원개발이 서류를 냈다. 해양수산부는 두곳의 사업계획서를 검토해 7월23일 우선협상대상자를 발표할 예정이다.
부산시 컨소시엄에는 부산항만공사·한국토지주택공사·한국철도공사·부산도시공사가 참여했고, 부산시가 대표회사다. 부산시 컨소시엄 사업계획서를 보면, 부산 북항 1단계 재개발 사업이 항구의 재개발에만 초점을 둔 것과 달리 2단계 재개발 사업은 북항 주변 옛도심의 발전을 고려해 추진한다. 개발이익을 옛도심에 환원하고 옛도심과 북항의 단절을 막기 위해 초량·수정도로를 사업구역에 추가한다. 또 부산역 조차장은 일부 보존하고 조차시설 제외 부지에 철도광장을 추진한다. 부산시가 유치하려는 2030년 세계 등록엑스포 예정 터인 자성대부두는 영구 보존한다.
관심은 북항 2단계 항만재개발 사업지와 옛도심 사이에 자리한 부산역 조차장과 부산진역 컨테이너야적장에 고층 건물이 얼마나, 어느 방향으로 들어서느냐다. 북항 1단계는 충장대로를 따라 바다를 바라보며 최소 10개 이상의 높이 80~280m 건물이 병풍처럼 들어설 예정이어서 막개발 논란이 일고 있다.
부산 북항 2단계 항만재개발은 2022~2030년까지 자성대부두, 부산역, 부산진역, 좌천·범일동 일대 220만㎡를 금융·비즈니스·연구개발 중심의 혁신 성장거점으로 만드는 사업이다. 2008년 착공한 부산 북항 1단계 항만재개발 사업에 따라 2조388원을 들여 1~4부두와 중앙·여객부두 구간 119만㎡와 해면부(바다) 34만㎡ 등 153만㎡에 공원·도로·공공시설 등 기반시설을 2022년까지 완공할 예정이다.
김광수 기자
kskim@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