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76년 우리나라 첫번째 무역항으로 개항한 부산항 북항의 재생 청사진이 나왔다. 애물단지로 전락한 낡은 항구를 역사가 흐르고 신성장동력 산업이 어우러지는 미래형 융합 도시로 탈바꿈시킨다는 계획이다. 바다와 원도심의 시야를 확보해 개방감을 더 높이고 걸어서 쉽게 접근할 수 있는 교통망 구축이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해양수산부는 12일 오후 2시 문성혁 해양수산부장관, 남기찬 부산항만공사 사장, 박성훈 부산시 경제부시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부산 동구 초량동의 부산항 국제여객터미널에서 ‘부산항 북항 통합개발 추진상황 보고회’를 열어 부산항 북항 통합개발 종합계획(마스터플랜)을 발표했다.
해양수산부는 지난해 5월 통합개발 마스터플랜 국제 아이디어 공모를 거쳐 7월 용역을 맡겼다. 15개 분야 부산의 각계 대표와 해양수산부·정당 관계자 등 34명으로 꾸려진 부산항 북항 통합개발 추진협의회가 토론을 벌였고 마스터플랜에 일부 반영됐다.
통합개발 마스터플랜을 보면 부산항 북항 통합개발의 목표는 사람과 바다가 어우러지는 글로벌 신해양산업 중심지 육성이다. 통합개발은 7개 특화지구로 나뉘어 추진된다. 1단계 구간인 친수·문화지구(153만㎡)는 애초보다 2년 늦은 2022년까지 도로 등 기반시설을 완공한다. 개방감을 높이기 위해 상업·업무시설의 비율을 전체 터의 30% 이내로 제한한다. 부산항 북항의 역사가 깃든 1부두를 보존하고 오페라하우스가 들어선다.
국제교류·도심복합지구는 2030년까지 완공을 목표로 하는 2단계 구간이다. 자성대부두, 부산역, 부산진역, 좌천·범일동 일대 219만㎡ 규모다. 자성대부두 중심부는 상업시설과 해양 관련 국제비즈니스시설이 들어선다. 곡물 보관창고인 사일로가 보존되고 대규모 회의가 가능한 전시컨벤션센터가 들어선다.
부산항 북항 마스터플랜의 7개 특화단지 개발 계획도. 해양수산부 제공
부산역조차장과 부산진역 컨테이너 야적장에 조성되는 청년문화허브지구엔 상업·업무시설과 청년과 신혼부부 등이 입주하는 청년주택, 청년문화공간 등이 2030년까지 들어선다. 한진중공업이 위치한 영도구 봉래동은 근대문화·수변상업지구로 조성된다. 항구의 역사를 간직한 물양장과 창고를 보존해서 산업유산을 보존하는 공간으로 활용하고 독과 안벽은 주민 친수공간으로 만든다.
해양 관련시설이 있는 영도구 청학동은 미래 해양 신산업의 혁신성장 거점인 해양산업혁신지구로 조성한다. 영도구의 기반산업인 조선 기자재와 정보통신기술이 융합된 해양정보통신 비즈니스 밸리와 해양벤처타운 등이 들어선다.
우암부두는 요트·보트산업 관련 시설이 들어서는 해양레저산업 혁신지구로 변모한다. 컨테이너 전용부두인 남구 용호동의 신선대부두와 남구 감만동의 감만부두는 하역 능력을 2030년까지 465만5000티이유(TEU)로 늘린다.
이번 마스트플랜에서 주목할 것은 원도심과 항구 사이에 들어서는 건물의 높이다. 해양수산부는 바다 쪽과 원도심에서 마주 볼 때 시야가 막히지 않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항구 접근성을 더 높이기 위해 원도심과 항구를 단절시키는 부산역 철로를 지하화하고 충장로에 보행자 전용도로를 만들자는 제안도 나온다. 정성기 해양수산부 부산항 북항 통합개발 추진단장은 “이번 마스터플랜은 시민사회 진영과 협치를 해서 만들었다는 것에 큰 의미가 있다. 앞으로도 자치단체 등과 적극적으로 소통하며 부족한 것을 보완해나가겠다”고 했다.
부산/김광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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