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여성 직원 성추행 사실을 인정하고 사퇴를 선언한 오거돈 부산시장. 연합뉴스
경찰이 오거돈 전 부산시장의 성추행 사건 전담반을 만들어 본격적인 수사를 시작했다.
부산지방경찰청은 27일 “시민단체가 검찰에 고발한 오 전 시장의 성추행 사건을 검찰로부터 넘겨받음에 따라 내사를 수사로 전환한다. 엄정한 수사와 피해자 보호·지원 등을 위해 부산지방경찰청 여성청소년과 수사과장을 수사총괄팀장으로 하는 수사전담팀을 편성·운영한다”고 밝혔다.
수사전담팀은 24명으로 꾸려졌다. 여성청소년수사팀을 중심으로 하는 수사전담반, 피해자 보호를 위한 피해자보호반, 법률 검토를 위한 법률지원반, 언론 대응을 위한 언론대응반으로 나뉘어 활동한다.
수사의 초점은 이달초 오 전 시장의 성추행 과정과 성추행 사건 무마를 위해 오 시장 또는 제3자의 회유 여부를 밝혀내는 것이다. 경찰은 지난 주말부터 피해자 동료 등 주변 인물들을 참고인 자격으로 부르고 있다.
또 경찰은 오 전 시장한테서 성추행을 당한 여성이 더 있는지도 조사할 방침이다. 이에 지난해 10월 한 유튜브 채널이 주장한 오 전 시장의 여성 직원 성추행 사건 조사는 불가피하다는 관측이 나온다.
한편, 피해자의 요구에 따라 오 전 시장의 사퇴 시한을 못 박은 확약서를 공증한 법률사무소는 1980년대 문재인 대통령이 노무현 전 대통령과 공동 운영한 법무법인 부산으로 확인됐다. 이를 근거로 일부 언론과 미래통합당은 민주당이 오 전 부산시장의 성추행 사실을 알고도 사퇴 시점을 4·15 총선 이후로 조율했다는 주장을 폈다.
이에 대해 피해자가 도움을 요청해서 피해자 보호활동을 펴는 부산성폭력상담소의 서지율 상담실장은 “피해자가 공증을 받았다는 것 자체가 팩트로 존재한다. 이를 놓고 (언론 등에서) 물고 뜯는 것이다. 피해자의 일상 회복과 2차 피해 방지에 집중해 달라. (정치적 해석을 하지 말고) 여기서 끝내 달라”고 거듭 호소했다.
김광수 김영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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