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울주군 웅촌면 야산의 산불 진화작업을 펴는 소방대원. 울산소방본부 제공
지난 19일 오후 1시51분께 시작된 울산 울주군 웅촌면 야산의 대형 산불이 21시간여 지난 20일 오전 11시께에야 진화됐다. 전날 산불을 끄려고 출동했던 헬기의 추락사고로 실종된 부기장은 이틀째 수색작업 끝에 이날 오후 숨진 채 발견됐다.
산불 진화를 진두지휘한 송철호 울산시장은 이날 오후 기자회견을 열고 “시민들의 적극적인 협조 속에 행정력을 총동원해 오전 11시 산불 진화를 완료하고, 잔불 제거와 뒷불 감시에 집중하고 있다”고 밝히고 산불 발생과 진화과정 등을 설명했다. 송 시장은 앞서 “화재 진압작전 중 안타깝게 추락한 헬기에서 구조돼 치료 중인 기장의 빠른 치유와 실종 중인 부기장의 무사귀환을 간절한 염원으로 기도한다”고 했다.
산불은 전날 오후 1시51분께 울주군 웅촌면 산 144 인근 야산에서 시작돼 초속 19m의 강한 북서풍을 타고 빠르게 번지면서 200㏊의 산림과 창고 1채를 모두 태웠다. 또 인근 아파트와 마을 주민 등 1310가구 3620명이 대피하고, 1인 가구 노인 등 55명의 이재민이 발생했으며, 전날 오후 실종됐던 것으로 추정되는 주민(76) 1명이 이날 오후 산불 현장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전날 오후 3시40분께엔 회야저수지 일대에서 산불 진화를 위해 출동해 물을 퍼 올리던 민간 임차 헬기가 강풍으로 인해 추락하는 사고까지 났다. 이 사고로 헬기에 타고 있던 기장·부기장 가운데 기장(55)은 구조됐으나 부기장(47)은 실종 됐다가 이틀째 계속된 수색작업 끝에 이날 오후 5시59분께 사고 현장 부근 물 속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산불이 나자 울산시는 재난안전대책본부를 가동하고 산림청·소방청과 공조체제를 이뤄 이틀 동안 모두 헬기 47대, 소방·진화차 204대, 공무원과 소방·경찰 인력 등 4870명을 동원해 진화에 나섰다. 하지만 당시 건조특보와 강풍특보가 내려진 상태에서 강풍을 타고 불이 빠르게 번져 초기 진화에 어려움을 겪었다.
한편 울산소방본부는 이날 아침 6시부터 헬기 추락사고가 난 회야저수지 일대에서 102명의 구조인력을 동원해 실종된 부기장을 찾기 위한 수중수색과 주변 수색을 이틀째 계속했다. 소방본부는 “수심 7∼8m의 저수지 바닥에 가라앉은 헬기 동체가 나뭇가지에 엉켜 있고, 바닥이 진흙이어서 수중수색이 쉽지 않았다”고 밝혔다.
신동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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