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민정비서관실에 김기현 전 울산시장 측근 비리 첩보를 처음 제보한 인물로 거론되는 송병기(57) 울산시 경제부시장은 경북 안동 출신으로, 서울시 교통기술직 공무원으로 있다가 1998년 심완구 시장 때 울산시에 임기제 6급 주무관으로 발탁되면서 울산과 인연을 맺었다. 그는 이후 5급 사무관으로 승진한 뒤 지능형교통체계(ITS) 도입과 공업탑·태화·신복로터리 신호체계 개선 등 정책 추진을 맡아 당시 심 시장의 신임을 높이 샀다.
박맹우 국회의원(울산남을)이 시장을 하던 2003년엔 교통기획과장(4급)에서 2008년엔 교통건설국장(3급·개방형 직위)으로 계속 승진하다가 김기현 전 시장이 들어오고는 1년 뒤인 2015년 7월 퇴직했다. 그는 김 전 시장 취임 뒤에도 계속 교통건설국장으로 남길 바랐으나 김 시장이 계약기간 만료를 이유로 계약을 연장해주지 않는 것과 관련해 당시 서운함을 끝내 감추지 못하기도 했다.
이후 2015년 8월부터 2017년 8월까지 2년간 울산발전연구원 공공투자센터장을 맡았고, 2017년 8월부터 송철호 시장 출마를 돕는 모임에 합류했다가 선거 캠프가 꾸려진 지난해 2월부터 선거 캠프 정책팀장을 맡아 정책공약과 관련한 핵심 역할을 맡았다.
송철호 시장과는 송 시장이 2003년께 고속철도(KTX) 울산역 범시민유치위원장을 맡아 활동하던 때 시 교통기획과장으로 만나, 송 시장이 울산역 유치를 대한 그의 열정과 능력을 눈여겨보면서 처음 인연을 맺은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6월 송 시장 당선 뒤에는 민선 7기 시장 인수위원회에서 총괄 간사를 맡았고, 송 시장 취임 뒤 8월부터 경제부시장(1급)에 올랐다. 당시 울산시는 경제부시장을 개방형직에서 별정직으로 바꾸고, 경제부시장 관할조직을 기존 3개 국에서 5개 국으로 늘려 그에 대한 송 시장의 두터운 신임을 보여줬다. 당시 시청 주변에서 송 시장과 그를 함께 일러 ‘송-송 커플’이라 부르기도 했다.
하지만 3급으로 퇴직한 공무원을 1급 부시장으로 발탁한 다소 파격적인 인사에 대해선 ‘보은특혜인사’ 논란도 빚었다. 내년 총선을 앞두고 지역구 출마설이 나돌고 있으며 실제 출마 여부를 신중히 저울질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2017년 12월과 지난해 1월 당시 김 시장 측근 비리를 수사 중이던 울산지방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 수사팀에서 참고인 조사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이후 두 달여 뒤인 3월 울산시청을 압수수색했다. 김 전 시장 쪽은 2018년 3월 경찰이 시장 비서실 등을 압수수색할 때 ‘김 전 시장의 측근이 레미콘 업무와 관련해 담당자를 질책했다’고 진술한 인물로 송 부시장을 지목하고 청와대 첩보 관여 의혹을 제기해왔다.
울산/신동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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