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원 참사 유가족과 화물연대 조합원들에게 막말을 퍼부은 혐의(모욕)로 재판을 받은 김미나 창원시의원이 19일 1심 판결 직후 창원지법 마산지원을 걸어나가고 있다. 최상원 기자
이태원 참사 유가족과 화물연대 조합원들에게 막말을 퍼부은 혐의(모욕)로 재판에 넘겨진 경남 창원시의회 김미나(55·국민의힘 비례대표) 의원이 선고유예 판결을 받았다. 창원지법 마산지원 형사3단독 손주완 판사는 19일 1심 선고공판에서 “피고인의 범죄 내용과 사회적 지위 등에 따라 징역형도 고려했지만, 피고인이 반성하는 태도를 보이는 점 등을 고려해 시의원 직위 박탈을 피하는 형을 정했다”며 징역 3개월형을 선고유예했다.
선고유예는 범죄 정황이 경미한 자에 대해 형의 선고를 유예하는 처분이다. 선고유예일로부터 2년 안에 다른 범죄를 저질러 자격정지 이상의 형을 받지 않으면 소송이 끝난 것으로 간주된다. 김 의원은 앞으로 2년 동안 다른 범죄를 저지르지 않거나 발각되지 않으면, 범죄 자체가 없었던 게 된다.
손 판사는 판결문에서 “피고인의 범행으로 인한 피해자가 200명이 넘고, 그 내용도 피해자들에게 크나큰 마음의 상처를 준 점, 시의원이라는 공적인 자리에 있으면서 저질렀다는 점, 피고인이 피해자들로부터 현재까지 용서받지 못하였다는 점 등을 고려할 때 죄책이 가볍지 않다. 다만, 피고인이 잘못을 인정하고 부적절한 행위를 한 사실에 대해 반성하는 태도를 보이는 점, 그동안 사회 활동을 열심히 했고, 일부 매체를 통해 사과 의사를 표시한 점, 형사처벌 받은 전력이 없는 점 등을 참작했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김 의원은 판결 직후 취재진의 거듭된 질문에도 아무런 답도 하지 않고 법원을 빠져나갔다. 김 의원은 지난해 11월 이태원 참사 직후 페이스북에 “무지몽매한 애미” “자식 팔아 한몫 챙기자는 수작” 등 유족을 비방하는 글을 잇달아 써 올리고, 화물연대 총파업 때 “가당찮은 또라이들” “쌩 양아치 집단” 등 화물연대 조합원들을 비방하는 글을 올려 이태원 참사 유족과 화물연대 경남본부로부터 명예훼손·모욕 등 혐의로 고소를 당했다. 그러나 경찰은 명예훼손죄 적용이 어렵다고 보고 모욕죄만 적용해 사건을 검찰에 넘겼다.
최상원 기자
csw@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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