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대구시장이 10일 “이슬람 포비아(공포)를 터무니없이 만드는 특정 사이비 기독교 세력들은 대구에서 추방돼야 한다”고 말했다.
홍 시장은 이날 페이스북에 “(이슬람 사원 건립을 반대하는)북구 일부 주민들을 선동하는 사람들은 서울에서 내려온 특정 사이비 기독교 세력들로 보고를 받았다”며 이렇게 말했다.
그는 “대구 기독교 총연합회는 이슬람을 반대하지 않는다고 연락 왔다”며 “그게 원수도 사랑하라는 기독교의 관용과 포용 정신”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미 우리나라 주택가에는 성당도 있고 교회도 있고 사찰도 있다”며 “굳이 이슬람만 안된다는 것은 종교의 자유 침해일 뿐만 아니라 기독교 정신에도 반하는 사이비기독교인들이나 할 짓”이라고 했다.
홍 시장은 최근 이슬람 포용 발언을 이어가고 있다. 그는 지난 5월 30일 오후 대구시청 동인청사 기자실을 찾아 “글로벌 대구를 위해서는 이슬람에 대한 오해를 불식해야 한다. 일부 종교 세력의 반대에 함몰되면 대구의 폐쇄성을 극복할 수 없다. 자신의 종교가 존중을 받으려면 타인의 종교를 폄훼하고 배척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앞서 홍 시장은 지난 5월 27일에도 페이스북에 “최근 대구 일각에서 벌어지고 있는 종교 갈등을 우려한다. 싱가포르에는 힌두교 사원도 있다. 세계 속의 대구로 가려면 모든 사람과 종교를 포용해야 한다”고 썼다.
2년 넘게 지속되고 있는 ‘이슬람 사원’ 건축 논란은 북구청이 건축을 허가한 2020년 9월 시작됐다. 당시 경북대에 다니는 무슬림 유학생들은 각자 조금씩 돈을 모아 2020년 12월 사원 건축 공사를 시작했다. 뒤늦게 이를 안 주민들이 반대에 나서자 북구청은 공사 중지 행정명령을 내렸다. 건축주와 시민단체 등은 행정명령 철회 소송을 냈고, 1·2심에 이어 지난해 9월 대법원에서도 최종 승소했다. 건축주 쪽은 이르면 6월 안에 사원을 완공한다는 방침이다. 반면 반대 주민들은 집회 수위를 더 높이겠다고 예고했다.
기민도 기자
key@hani.co.kr 김규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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