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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 전 대통령 14주기…“역사는 더디다, 그러나 진보한다”

등록 2023-05-23 16:07수정 2023-05-24 01:52

봉하마을 7000명 찾아 참배
노무현순례길 참가자들이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14주기인 23일 경남 김해시 진영읍 봉하마을 노무현 전 대통령 묘역을 둘러보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노무현순례길 참가자들이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14주기인 23일 경남 김해시 진영읍 봉하마을 노무현 전 대통령 묘역을 둘러보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14주기 추도식이 23일 오후 2시 경남 김해시 진영읍 봉하마을 노 전 대통령 묘역에서 ‘역사는 더디다, 그러나 진보한다’라는 주제로 열렸다.

노무현재단은 “23일 하루 동안 7천여명이 봉하마을을 방문했고, 4500여명이 추도식에 참석했다”고 이날 밝혔다. 이는 코로나19 확산으로 사회적 거리두기가 시행됐던 2020년과 2021년을 제외하면, 지금까지 치러진 노 전 대통령 추도식 가운데 가장 참석자 규모가 적다. 문재인 대통령이 대통령 신분으로 처음 참석했던 2017년 8주기, 조지 부시 전 미국 대통령이 참석했던 2019년 10주기, 문재인 전 대통령이 퇴임 이후 처음 참석했던 지난해 13주기 등과 달리 올해는 특별히 주목할 만한 계기가 없었기 때문으로 보인다. 

추모객들이 노무현 전 대통령 묘역에 국화를 헌화하고 있다. 최상원 기자
추모객들이 노무현 전 대통령 묘역에 국화를 헌화하고 있다. 최상원 기자

윤석열 대통령이 보낸 화환이 노무현 전 대통령 묘역 입구에 서있다. 최상원 기자
윤석열 대통령이 보낸 화환이 노무현 전 대통령 묘역 입구에 서있다. 최상원 기자

문재인 전 대통령 부부와 노 전 대통령의 부인 권양숙 여사 등 유족이 함께 추도식장에 입장할 때도 예전처럼 열렬한 환호 없이 일부 추모객들이 “문재인 노무현”을 연호할 뿐이었다. 해마다 봉하마을 진입로에 설치하던 노 전 대통령 상징물인 노랑 바람개비도 올해는 볼 수 없었다.

코로나19 사태 이전에는 봉하마을 내 친환경쌀방앗간에서 해마다 참배객들에게 점심식사를 제공했으나, 올해는 이것도 생략됐다. 서울에서 진영역을 오가던 봉하열차도 올해는 운행하지 않았다.

노무현재단은 미리 도착해있던 윤석열 대통령의 화환을 추도식 1시간 전인 오후 1시 노 전 대통령 묘역 입구에 설치했다. 일부 참배객이 “윤석열이 화환은 빼라”고 소리치기도 했으나, 훼손하지는 않았다. 

문재인 전 대통령 부부와 노무현 전 대통령 부인 권양숙 여사가 함께 노 전 대통령 추도식장에 들어서고 있다. 최상원 기자
문재인 전 대통령 부부와 노무현 전 대통령 부인 권양숙 여사가 함께 노 전 대통령 추도식장에 들어서고 있다. 최상원 기자

추모객들이 노무현 전 대통령 묘역에 국화를 헌화하고 있다. 최상원 기자
추모객들이 노무현 전 대통령 묘역에 국화를 헌화하고 있다. 최상원 기자

추모식은 차분했지만, 노 전 대통령을 그리는 추모객들의 마음은 변함이 없었다. 추모객들은 이날 아침부터 봉하마을을 찾기 시작했고, 마을 들머리에 설치된 임시주차장은 낮 12시 전에 가득 찼다.

노사모(노무현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 대표일꾼을 지냈던 명계남 배우는 봉하마을 내 ‘깨어있는시민 문화체험전시관’ 앞에서 1인극 ‘고마워요 미안해요 사랑해요’를 공연했다. 김해노사모는 묘역 들머리에 노 전 대통령 관련 시들로 채운 시벽 ‘내가 깨어있는 강물이다’와 추모객들의 마음을 손글씨로 적은 추모벽을 설치했다. 대학생·심리치료사·간호사 등 시민 18명은 영상 ‘시민들이 답하다’를 통해 노 전 대통령을 향한 추모의 마음을 전했다.

김해노사모가 노무현 전 대통령 묘역 입구에 설치한 시벽. 최상원 기자
김해노사모가 노무현 전 대통령 묘역 입구에 설치한 시벽. 최상원 기자

부산에서 아들과 함께 추도식에 참석한 조복남(92)씨는 “죽기 전에 꼭 한번 노무현 대통령 묘소를 참배하고 싶어서 아들을 졸라서 왔다. 대통령을 먼저 보낸 마음의 짐을 내려놓은 것처럼 후련하다”고 말했다.

하루 휴가를 내고 서울에서 왔다는 김연우씨는 “해마다 추모식에 참석하다가 지난해에는 정말 어쩔 수 없이 오지 못했다. 너무 미안한 마음에 올해는 미리 휴가를 내고 왔다. 어렵게 왔지만 큰 위로를 받은 마음이다”라고 말했다.

공식추도사에서 김진표 국회의장은 “지역주의와 승자독식, 진영정치와 팬덤정치를 넘어 우리 정치를 능력 있는 민주주의로 바로 세우겠다. 대통령님께서 저 하늘에서 활짝 웃으시며 ‘야, 기분 좋다’ 하실 수 있도록 간절하게, 온 정성으로 정치개혁의 유업을 이루겠다”고 밝혔다.

추모객들이 노무현 전 대통령에 대한 마음을 손글씨로 적은 추모벽. 최상원 기자
추모객들이 노무현 전 대통령에 대한 마음을 손글씨로 적은 추모벽. 최상원 기자

한덕수 국무총리는 “2008년 대통령님께선 고별 만찬에서 ‘강은 반드시 똑바로 흐르지 않는다. 그러나 그 어떤 강도 바다로 가는 것을 포기하지는 않는다’고 하셨다. 그 말씀대로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우리에게 주어진 시대적 소명을 완수하겠다”고 말했다.

한 총리가 추도사를 낭독하기 위해 무대에 오르자 객석에서 야유가 쏟아지기도 했다. 추도식을 생중계한 노무현재단 유튜브 채널에도 한 총리를 비난하는 댓글이 쏟아졌다.

명계남 배우가 봉하마을 내 ‘깨어있는시민 문화체험전시관’ 앞에서 1인극 ‘고마워요 미안해요 사랑해요’를 공연하고 있다. 최상원 기자
명계남 배우가 봉하마을 내 ‘깨어있는시민 문화체험전시관’ 앞에서 1인극 ‘고마워요 미안해요 사랑해요’를 공연하고 있다. 최상원 기자

최상원 기자 csw@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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