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한 고등학교 기숙사에서 야간에 선배 10명이 후배 1명을 집단구타하는 학교폭력이 일어났다. 당시 학교폭력은 1시간30분 동안 이어졌으나, 같은 층에 있던 기숙사 사감교사는 이 사실을 몰랐던 것으로 조사됐다.
경남도교육청은 22일 “경남도내 한 고등학교 기숙사에서 일어난 집단폭행 사건과 관련해 경찰과 함께 진상조사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교육청 설명을 종합하면, 지난 13일 밤 11시께 이 학교 기숙사에서 생활하는 2학년생 5명과 3학년생 5명 등 10명이 기숙사에서 함께 생활하는 1학년생 박아무개군을 자신들의 방으로 불러서 집단 구타했다. 기숙사 방 1개에 학생 5명씩 생활하는데, 여러 방의 2~3학년생 10명이 야간점호 이후 모여서 다음날 새벽 0시30분께까지 1시간30분 동안 도구를 사용해 박군을 구타한 것으로 드러났다. 당시 기숙사에는 사감교사 1명이 있었는데, 밤 10시 점호를 끝내고 학생들 방과 같은 층에 있는 자신의 방에 머물렀던 것으로 조사됐다.
박군의 부모는 지난 18일 주말을 맞아 집에 온 아들의 몸에서 상처를 발견하고 추궁해, 박군이 선배들에게 집단으로 구타당한 것을 알게 됐다. 박군의 부모는 지난 20일 아침 박군의 담임교사와 경찰에 학교폭력 사실을 신고했다. 박군은 전치 3주 진단을 받았다.
학교 쪽은 가해학생 10명을 출석정지시켜 박군과 분리 조처하고, 박군에겐 심리상담을 받도록 했다. 또 진상 파악을 위해 전교생을 대상으로 조사하고 있다. 학교 쪽 1차 조사에서 가해학생들은 “(박군) 말투가 평소 마음에 들지 않았다”는 이유로 폭행했다고 진술했으며, 추가 폭행 사실은 확인되지 않았다. 또 학교폭력이 일어난 학생들 방과 사감교사 방은 기숙사 같은 층 양쪽 끝에 있으며, 기숙사가 일자가 아닌 꺾인 구조라서 문을 닫고 방 안에 있으면 사감교사가 학생들 방에서 나는 소리를 들을 수 없는 것으로 드러났다.
강성영 경남도교육청 민주시민교육과 장학사는 “아직 조사가 완료되지 않았고, 구체적 내용을 공개하면 2차 피해 발생 등 부작용이 우려돼 지역과 학교 이름, 도구 등 구타 방법을 공개하기 곤란하다”고 말했다.
최상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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