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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축주 문재인’ 평산마을 책방 공사 한창…“이달 내 마무리”

등록 2023-03-07 07:00수정 2023-03-07 09:56

공사현장 가보니, 표지판 건축주 이름 익숙해
문 전 대통령 “시위 소음 탓 주민 스트레스 겪어
도움드릴 방안 찾다가 책방 생각” 인터뷰서 밝혀
경남 양산 평산마을에 사는 문재인 전 대통령의 책방 공사 모습. 김영동 기자
경남 양산 평산마을에 사는 문재인 전 대통령의 책방 공사 모습. 김영동 기자

“땅! 땅! 땅!”

6일 오후 경남 양산 하북면 지산리 평산마을. 마을 어귀에서부터 망치 소리가 쩌렁쩌렁했다. 망치 소리를 따라 마을회관에서 동쪽으로 100m쯤 걸어가니 시골 마을에서 쉽게 볼 수 있는 1층짜리 주택이 눈에 들어왔다. 먼지 날림을 막기 위해 비산방지막이 둘러쳐진 건물 안쪽에선 공사가 한창이었다.

공사현장의 건축허가 표지판에 적힌 건축주 이름이 익숙했다. 문재인 전 대통령이었다. 표지판엔 건축면적(142.87㎡), 건폐율(20.54%), 공사 기간(1월20일~3월1일) 등의 정보가 적혀 있었다. 문 전 대통령은 지난해 말 8억5000여만원을 들여 이 집을 산 뒤 리모델링에 착수했다.

경남 양산 평산마을에 사는 문재인 전 대통령의 책방 공사 모습. 한 주민이 지나가다 공사 현장을 보고 있다. 김영동 기자
경남 양산 평산마을에 사는 문재인 전 대통령의 책방 공사 모습. 한 주민이 지나가다 공사 현장을 보고 있다. 김영동 기자

건물은 지붕과 철골 구조물만 남아 있었다. 벽은 모두 허물었고 바닥 기초공사도 완료된 듯했다. 작업자 대여섯명이 바닥에 철근을 깔기 위해 부지런히 몸을 움직이고 있었다. 뒤쪽 담벼락과 화장실 등에는 콘크리트 타설을 위해 설치해 놓은 거푸집들이 눈에 들어왔다. “(집 주위 바닥) 데크 부분에 ‘공구리’를 치고, 계단도 만들고 배관 작업도 진행해야 합니더. 할 일이 좀 많지예.” 작업반장으로 보이는 남성이 말했다.

진행 중인 공사가 끝나면 이 집은 책방으로 변신한다. 책방지기는 문재인 전 대통령. 지난해 12월13일 문 전 대통령은 <한겨레>에 실린 인터뷰를 통해 마을 책방을 운영하겠다는 뜻을 밝힌 바 있다. 인터뷰에서 문 전 대통령은 “평산마을에 살면서 시위로 인한 소음과 욕설이 마을을 뒤덮으면서, 주민들은 정신적으로 엄청난 스트레스를 겪었다”며 “주민들께 도움드릴 방안이 없을까 고민하다 마을 책방을 생각했다. ‘평산마을책방’ 정도의 이름을 염두에 두고 있다”고 말했다. 원래 계획대로라면 책방은 이달 중에 문을 열어야 한다.

그러나 평산마을책방의 개점일은 이달을 넘길 가능성이 다분해 보인다. 막상 삽을 뜨고 보니, 필요한 작업이 예상보다 많았다는 게 작업반장의 전언이다. 그의 설명에 따르면, 문 전 대통령이 사들인 이 집은 일반 가정집이어서 내부 구조가 책방으로 쓰기에 적합하지 않았다고 한다. 기초공사부터 새로 해야 했다. 뒤편 담벼락도 위태위태했다. 그는 “처음부터 새로 짓는다는 생각으로 기초공사를 진행하면서 여러 보강 작업을 하다 보니, 예정된 공사 기간(3월1일)을 맞출 수가 없었다. 오늘부터 콘크리트 타설 작업에 들어가니, 이제부터 (공사) 속도가 붙을 것이다. 열심히 작업해서 이달 안에 공사를 마칠 수 있게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경남 양산 평산마을회관 모습. 김영동 기자
경남 양산 평산마을회관 모습. 김영동 기자

주민들은 기대 반 걱정 반이다. 이아무개(75)씨는 “책방이 들어서면 외지인들이 찾아와 마을에서 밥을 먹고, 차도 마실 것이니 마을 살림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본다. 나도 책방을 자주 찾을 생각”이라고 했다. 반면 마을 어귀에서 만난 주민 박아무개(73)씨는 조심스러웠다. 그는 “책방이 주민과 마을에 도움이 될지는 문을 열어봐야 알 수 있는 것 아니냐”며 “방문객이 몰리면 주차 문제 등으로 불편한 일도 생길 것이고, 막무가내 시위로 소음을 일으키던 사람들이 또 찾아올까 걱정도 된다”고 말했다.

현재 평산마을 외곽에서 시위를 벌이는 단체는 2~3개 정도로 인원은 10명 안팎이다. 지난해 8월 문 전 대통령 사저의 경호구역이 확대됨에 따라 마을 안에서 집회시위를 벌이던 개인과 단체는 마을 밖으로 장소를 옮겼다.

김영동 기자 ydki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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