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공무원노조 대구지역본부 5일 오후 4시 대구시 중구 대구시청 동인동청사 앞에서 민원실 점심시간 휴무제에 반대하는 홍준표 대구시장 규탄 집회를 열었다. 김규현 기자
구·군청 민원실 점심시간 휴무제를 두고 홍준표 대구시장이 여러 차례 반대 입장을 밝히자 공무원노조가 반발하고 나섰다.
전국공무원노조 대구지역본부 5일 오후 4시 대구시 중구 대구시청 동인동청사 앞에서 홍 시장 규탄 집회를 열고 “홍준표 대구시장은 국민과 공무원을 갈라치는 언론 플레이를 즐길 것이 아니라 자신의 노동 관념과 사회에 대한 인식 수준의 후진성을 깊이 반성하라”고 밝혔다.
이들은 “홍 시장은 공무원의 민원실 점심시간 휴무제 보장 요구에 대해 ‘공무원은 국민 전체의 봉사자이고 세금으로 급여를 받기 때문에 무한 봉사하는 것이 기본 도리’라고 했다. 공무원은 세금으로 급여를 받아 봉사하는 것이 아니라 국가에 고용돼 다양한 행정 관련 노무를 제공하고 급여를 받는 임금노동자”라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1시간씩 교대 근무를 하면 결국 2시간 동안 절반의 노동자가 민원 업무를 처리한다. 담당자가 아닐 경우 잘못된 행정 정보를 제공하게 될 수도 있다. 악성 민원이나 폭언·폭행에 무방비로 노출될 위험성도 높아진다. 민원인 출입을 허용하면서 교대근무하면 자리에서 제대로 쉬는 게 불가능하다. 결국 낮 12시부터 1시까지 민원실 업무가 중단되어야만 점심 먹고 30분 정도의 자투리 시간이라도 제대로 된 휴식을 취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반면 홍 시장은 이날 오후 기자실을 찾아 “공무원은 시민을 위해 일하는 조직이지 공무원을 위해 일하는 조직 아니다. 수도권은 경쟁적으로 민원실을 개방하고 있는데, 대구에서는 점심시간 동안 민원실을 폐쇄하자고 논의하는 것 자체가 지방행정 시대에 역주행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홍 시장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두 차례에 걸쳐 반대 입장을 밝힌 바 있다.
노조는 다음 달부터 가능한 구·군청 읍면동 민원실에서부터 점심시간 휴무제를 시작할 예정이다. 앞서 대구구청장·군수협의회는 내년 4월부터 8개 구·군청 민원실 점심시간 휴무제를 운영하기로 합의했다.
김규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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