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전국 영남

구청 민원실 점심 때 문 닫으면? “시민 불편” vs “서비스 질 개선”

등록 2022-11-22 05:00수정 2022-11-22 10:02

대구 시·군·구 민원실 ‘점심시간 휴무’ 놓고 찬반 갈려
전국공무원노조 대구본부는 21일 대구 남구청 앞에서 내년 1월부터 8개 구·군 점심시간 휴무 전면 시행을 요구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전국공무원노조 대구본부 제공
전국공무원노조 대구본부는 21일 대구 남구청 앞에서 내년 1월부터 8개 구·군 점심시간 휴무 전면 시행을 요구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전국공무원노조 대구본부 제공

시·구·군청 민원실이 점심시간(낮 12시~오후 1시)에 문을 닫으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내년 4월 시범실시가 예정된 대구 8개 구·군청 민원실 점심시간 휴무제를 앞두고 공방이 이어지고 있다. 홍준표 대구시장은 “시민을 곤란하게 하는 잘못된 조처”라고 비판했고, 전국공무원노동조합은 내년 1월부터 읍·면·동 행정복지센터를 포함한 전면 도입을 요구하고 나섰다.

21일 <한겨레> 취재를 종합하면, 대구구청장·군수협의회는 내년 4월부터 8개 구·군청 민원실 점심시간 휴무제를 운영한다. 내년 3월까지 홍보 기간을 거쳐 6개월 동안 운영한 뒤, 10월에 지속 운영 여부를 결정한다. 단, 무인민원발급기로 대체할 수 없는 여권 발급, 세무 업무 등은 정상 운영한다.

애초 대구구청장·군수협의회와 전국공무원노조 대구본부는 내년 4월부터 구·군청과 읍·면·동까지 점심시간 휴무제를 시범 운영하기로 의견을 모았지만, 구청장·군수협의회가 시범운영 대상에서 읍·면·동을 뺐다. 읍·면·동 행정복지센터는 본청에 견줘 민원인이 많고, 무인민원발급기 등이 구·군청에 견줘 충분히 갖춰지지 않았다는 점이 고려됐다.

현재 대구 지역 구·군청 민원실은 낮 12시부터 오후 2시 사이에 직원들이 절반씩 교대 근무한다. 지방공무원 복무규정은 공무원의 점심시간은 낮 12시부터 오후 1시까지로 하고, 지방자치단체장이 필요하다고 인정할 때 1시간 범위에서 점심시간을 달리 정하여 운영할 수 있다고 규정한다.

점심시간 휴무제가 도입되면 점심시간에 민원실을 이용하는 직장인이나 어르신 등 무인민원발급기 사용에 서툰 민원인의 불편이 따를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홍준표 대구시장은 지난 14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생업에 종사하다가 점심시간에 짬을 내어 민원을 보러 오는 시민들을 곤란하게 만드는 대단히 잘못된 조처”라며 “점심시간 민원실 폐쇄는 공직사회 기본 도리가 걸린 문제”라고 썼다.

그러나 민원실 점심시간 휴무제는 전국적으로 점차 확대되는 추세다. 2017년 경남 고성군이 전국에서 처음으로 도입한 뒤 광주시와 부산시 등 광역시 산하 기초자치단체들도 속속 뒤를 따랐다. 전국공무원노조는 전국 228개 시·군·구 가운데 최소 56곳에서 점심시간 휴무제를 시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올해 1월 휴무제를 도입한 부산의 한 구청 민원봉사실 직원은 <한겨레>와 한 통화에서 “도입 전에는 부산에서도 비슷한 우려가 컸지만, 실제로 점심시간에 헛걸음해서 언성을 높이거나 항의하는 민원인은 없었다. 점심시간에 업무를 하지 않는다는 홍보를 충분히 했고, 대부분 민원 업무는 정부24 누리집에서 가능하기 때문에 직접 찾아오는 민원인은 줄어드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즉시 서류 발급이 필요한 급한 업무는 담당자와 민원인이 사전에 조율해 처리하고, 인터넷이나 무인발급기 이용이 어려운 어르신들은 점심시간을 피해 찾아오는 게 정착했다”고 덧붙였다.

노조는 공무원의 점심시간 휴무는 마땅히 누려야 할 권리이며, 제도 시행으로 서비스 질이 오히려 개선된다고 주장한다. 조창현 전국공무원노조 대구본부장은 “ 공무원이라는 이유로 점심시간 휴식권을 희생해도 된다는 주장은 옳지 않다. 지금처럼 점심시간에 직원들이 절반씩 번갈아가며 근무할 경우 전문성을 요구하는 민원에 제대로 응대하지 못하는 문제들이 생긴다”고 말했다. 점심시간 휴무제는 전체적인 서비스 질과 공무원 노동자의 휴식권 등을 함께 봐야 한다는 것이다.

김규현 기자 gyuhyun@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전국 많이 보는 기사

“기차 말고 버스를 타라고요?”…열차운행 시작한 서화성역 가보니 1.

“기차 말고 버스를 타라고요?”…열차운행 시작한 서화성역 가보니

‘북 대남 확성기’에 아기 경기 일으키자…정부, 방음창 지원 2.

‘북 대남 확성기’에 아기 경기 일으키자…정부, 방음창 지원

누가누가 잘 망했나?…올해도 카이스트 ‘실패 자랑’ 대회 3.

누가누가 잘 망했나?…올해도 카이스트 ‘실패 자랑’ 대회

[영상] “지하철역 식사, 세 가정 근무”…필리핀 가사관리사 호소 4.

[영상] “지하철역 식사, 세 가정 근무”…필리핀 가사관리사 호소

[영상] 명태균, 구속 12시간 만에 또 조사…검찰 “돈 관계 혐의 부인해” 5.

[영상] 명태균, 구속 12시간 만에 또 조사…검찰 “돈 관계 혐의 부인해”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