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겨레

1명이 숨지고 9명이 다치는 폭발화재 사고가 발생한 울산 에쓰오일 공장에 소방당국이 긴급 사용정지 명령을 내렸다. 경찰은 수사전담팀을 투입했고, 고용노동부도 산업재해수습본부를 꾸려 중대재해처벌법 위반 여부를 조사하고 있다.

울산소방본부는 20일 “에쓰오일이 자체 안전점검과 안전조처를 완료할 때까지 해당 공정의 사용을 정지하는 긴급 사용정지 명령을 내렸다”고 밝혔다.

이 명령은 위험물안전관리법의 ‘공공의 안전유지와 재해발생 방지를 위해 긴급한 필요가 있다고 인정하는 때에는 제조소 사용을 일시정지하거나 제한한 것을 명할 수 있다”는 규정에 따른 것이다. 울산소방본부는 “이번 에쓰오일 폭발화재가 비상용 차단밸브 작동과 소방본부의 총력전으로 주변 위험물시설의 연소확대는 없었지만, 다수의 사상자 발생과 시민 불안감 조성 등 피해를 준 행위자체를 정당화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에쓰오일은 사고가 난 공정의 정비나 교체가 완벽히 이뤄질 때까지 해당 공정을 사용할 수 없게 됐다. 울산소방본부는 에쓰오일 회사 관계자와 작업자들을 상대로 사고원인을 밝히기 위한 정밀조사를 할 계획이다.

울산경찰청은 이날 울산경찰청 형사과장 등 48명으로 이뤄진 ‘에쓰오일 울산공장 폭발화재 사고 수사전담팀’을 꾸렸다. 수사전담팀은 국립과학수사연구원과 합동감식을 하는 등 현장 안전진단과 화재 원인조사를 진행할 예정이다. 고용노동부 부산지방고용노동청도 울산 에쓰오일 공장의 사고발생 공정에 작업중지 명령을 내리고, 산업재해수습본부를 꾸려서 중대재해처벌법 위반 여부 조사에 착수했다.

앞서 19일 저녁 8시51분께 울산 울주군 온산국가산업단지 에쓰오일 온산공장에서 폭발화재 사고가 발생해 1명이 숨지고 9명이 다쳤다. 이날 사고는 휘발유 첨가제 제조시설(알킬레이션)을 수리하는 과정에서 시운전 도중 불이 나면서 발생했다. 불기둥이 높게 치솟고, 사고 지점에서 10여㎞ 떨어진 곳에서도 진동을 느낄 수 있을 만큼 폭발의 충격은 컸다.

후세인 알카타니 에쓰오일 대표는 “무거운 책임을 통감하고, 사고 수습과 정확한 원인 규명을 위해 관계 당국에 최대한 협조하겠다. 이번 사고에 의한 피해가 확산하지 않고 최소화되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사고가 난 알킬레이션은 하루 9200배럴을 생산할 수 있는 곳으로 에쓰오일이 1500억원을 들여 2009년 8월 완공했다.

신동명 기자 tms13@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