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경남도 주최 ‘고향사랑기부금 제도에 대한 지역의 대응방안’ 토론회에서 임주환 희망제작소 소장이 주제발표를 하고 있다.
일본 최북단 섬 홋카이도에 있는 가미시호로정은 전체 면적의 77%가 숲인 산촌 도시다. 다른 시골들처럼 인구가 꾸준히 줄어 2010년대 들어선 인구가 4879명까지 떨어졌다. 하지만 2016년부터 다시 인구가 늘어나 2018년 7월 5000명을 넘겼다. 이후 해마다 60명 정도씩 인구가 늘고 있다.
가미시호로정 인구증가의 첫번째 비결은 출향인사 등으로부터 기부금을 받는 고향납세 제도에서 찾을 수 있다. 2008년 고향납세 제도가 시행되자 가미시호로정은 사회관계망서비스 등을 이용해 이 제도를 적극적으로 홍보하고, 답례품 개발에도 나섰다. 2013년 기부금의 절반가량으로 쇠고기·공예품 등 특산품을 구매해 기부자들에게 답례하기 시작하면서, 기부금이 폭발적으로 늘어났다.
가미시호로정은 기부금을 모아 2014년 ‘고향납세 육아·저출산대책 꿈 기금’을 만들고, 10년 동안 무상보육을 약속했다. 전입가구에 아이 1명당 100만엔을 지원하는 육아·주택 지원사업도 시작했다. 2017년엔 ‘고향납세 생애 활약 보람기금’을 만들어 건강포인트 사업과 지역포괄 복지사업도 시작했다. 전입을 검토하는 사람들을 위한 생활체험형 여행인 ‘카미시호로 견본시장 투어’도 진행하고 있다.
내년 1월 고향사랑기부금 제도 시행을 앞두고, 경남도가 24일 ‘고향사랑기부금 제도에 대한 지역의 대응방안’을 주제로 사회혁신 토론회를 열었다. 토론회 참석자들은 이 제도를 성공적으로 시행하려면 우리보다 먼저 지방소멸 위기를 맞고 이 제도를 도입한 일본 상황을 면밀히 살펴야 한다고 조언했다.
주제발표자로 나선 홍근석 한국지방행정연구원 기획조정실장은 “교통안전·보육지원 등은 매우 중요한 주제이지만, 다른 지방자치단체와 차별성을 확보하기 어려워 다른 지역 사람들의 공감을 얻어 기부금으로까지 연결하는 게 매우 어렵다. 따라서 재해복구 등 기부금의 차별화 된 사용용도를 개발해 지정하는 방안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임주환 희망제작소 소장은 “일본 사례를 보면 기부금에 대한 답례품이 매우 중요하다. 다른 지자체와 답례품이 중복되지 않으면서 매력적인 답례품을 구비할 수 있도록 ‘답례품 목록지도’를 만들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고향사랑기부금 제도는 개인이 고향 등 거주하지 않는 지방자치단체에 기부하면 세액공제·답례품 등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한 제도다. 지자체는 재정을 확충하며 답례품 구매로 지역경제 활성화도 꾀할 수 있다. 일본은 인구감소·지방소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지난 2008년 이 제도를 도입했는데, 2020년 기준 7조원가량 기부가 이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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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사진 최상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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