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겨레

울산 상가화재를 진압하다 부상해 순직한 고 노명래(29) 소방관의 영결식이 2일 오전 울산시청 햇빛광장에서 열렸다.

송철호 울산시장은 영결사를 통해 “구조 대상자가 있다는 시민의 말 한마디에 위험을 무릅쓰고 현장에 뛰어든 당신. 녹아버린 당신의 헬멧, 다 타버린 공기호흡기, 뜨거운 열기를 못 견디고 탄화된 방화복을 보았다. 생명을 생명으로 구해야 하는 소방의 길, 화마와 어둠 속을 향한 사명의 발걸음을 숙명으로 여기고 위험 속에서도 임무를 다했던 당신은 영원한 소방관”이라고 애도했다. 이어 “노명래 소방교의 희생이 헛되지 않도록 그 뜻과 정신을 영원히 기리고, 다시는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사고원인을 철저히 규명하겠다”고 다짐했다.

문재인 대통령도 조전을 통해 "소방의 미래를 짊어질 유능한 소방관을 잃었다. 화마에 용감히 맞서 임무를 다한 고인을 대한민국은 결코 잊지 않을 것"이라고 애도를 표했다.

노 소방관이 생전 근무했던 울산 중부소방서 구조대 소속 동료 소방관 김태민 소방사는 “선배로서 동료로서, 함께하지 못해, 너를 지켜주지 못해 너무 미안하다. 불기둥으로 휩싸인 아르누보 건물 화재, 산악·수난·교통사고 현장에서 애타게 구조의 손길을 기다리는 생명을 구하기 위해 사이렌을 울리며 너는 언제나 달려갔었지. 우리는 너를 영원한 울산 소방인으로 가슴에 고이 담아 두려 한다”고 조사를 읽으며 눈시울을 붉혔다.

노 소방관은 이날 소방사에서 소방교로 1계급 특진했고, 옥조근정훈장이 추서됐다. 그의 주검은 아침 7시 빈소가 차려졌던 울산 영락원에서 발인, 근무지였던 울산 중부소방서에서 노제를 마치고 영결식장인 울산시청 햇빛광장에 도착했다. 영결식 뒤엔 울산 하늘공원에서 화장한 뒤 국립 대전현충원에 안치된다.

노 소방교는 지난달 29일 울산 상가 건물 화재 진화와 인명수색에 나섰다가 중화상을 입고 부산 화상전문병원에서 치료를 받던 중 30일 새벽 숨졌다. 그는 특전사 부사관(중사) 출신으로 지난해 1월 구조 특채로 임용돼 울산 중부소방서 구조대에서 근무한 지 1년 6개월 된 새내기 소방관이었다. 특히 코로나19 탓에 지난 2월 혼인신고부터 한 부인과 오는 10월 결혼식을 앞뒀던 것으로 알려져 안타까움을 더했다.

신동명 기자 tms13@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