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승현 제주도 행정부지사가 28일 기자회견을 열어 ‘수돗물 유충’ 사태가 발생한 것에 대해 사과했다.
제주 서귀포시 지역 수돗물에서 유충이 발견된 지 열흘 만에 제주도가 공식 사과했다. 제주도는 다음달 1일부터 강정 정수장 가동 중단에 들어간다.
최승현 제주도 행정부지사는 28일 수돗물 유충 발생 대책에 따른 브리핑을 열고 “도민과 관광객 여러분께 많은 걱정을 끼쳐드려 너무나 죄송하고 송구스럽다”며 사과했다. 제주도가 수돗물 유충 발생 사태와 관련해 사과한 것은 유충이 발생한 지난 18일 이후 이번이 처음이다.
도는 강정 정수장의 물 공급을 다음 달 1일 오후 6시부터 일시 중단한다. 도는 유충 발생 즉시 환경부와 함께 강정 정수장의 조기 정상화를 위해 노력을 기울였으나 강정 정수장에 이물질을 걸러내는 여과지가 설치된 지 33년이나 됐고, 발견된 유충이 2㎜ 안팎으로 작아 완벽한 차단에는 한계가 있어 신속한 시설 개선이 어렵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도는 이달 말까지 강정 정수장의 수돗물 공급 중단에 따른 임시방편으로 정수장 4곳(어승생·회수·토평·남원)에서 물을 끌어와 공급하는 ‘수계전환’ 작업을 끝낼 계획이다. 도는 수계전환 과정에서 관내 침전물 등이 분리돼 녹물 등이 발생하는 사태를 사전 방지하기 위해 관로 점검, 관로 세척, 수질검사 등을 거치고 있다고 설명했다. 도는 수계전환 작업이 끝나면 강정 정수장에서 공급하는 하루 2만1천t의 수돗물을 대체 공급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번 조치는 강정 정수장 수돗물 유충 유입을 완전히 차단할 때까지 한시적으로 진행된다. 도는 정수장 시설 개선이 끝난 뒤에는 모니터링을 통해 유충 발생 여부를 확인하고, 외부 전문가나 전문기관의 기술진단 등을 거쳐 완벽한 유충 차단이 확인되면 정수장을 재가동할 예정이다.
도는 또 현재의 강정 정수장에 설치된 여과지로는 미세 유충을 걸러낼 수 없어 정밀여과장치를 설치하기로 하고 긴급 발주했다. 현공언 제주도 상하수도본부장은 “정밀여과장치 제작에 3주일, 설치에 1주일이 걸린다. 시범운영까지 고려하면 강정 정수장의 재가동에는 1개월 이상 걸릴 전망이다”고 말했다.
최 부지사는 “수계전환 과정에서 평소와 달리 간헐적 ‘흐린 물’(탁수) 발생 및 수압이 약해지는 등 생활 불편이 발생할 수 있고, 필요하면 급수량을 조절할 수 있음을 양해해달라. 이번 수돗물 유충 사태를 계기로 상수도 관리 시스템을 종합적이고 정밀하게 점검하고 기술진단을 하겠다. 다시 한 번 깊은 사과와 죄송한 말씀을 드린다”고 고개를 숙였다.
허호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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