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지역에서도 인플루엔자(독감) 백신을 접종한 60대 남성이 숨졌다. 인천과 전북 고창군, 대전에 이어 사망자가 또 나오면서 독감 백신과 관련한 불안감이 더 커지고 있다.
제주도는 21일 독감 백신을 접종한 60대 남성 ㄱ(68)씨가 사망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제주지역에서는 독감 백신 예방 접종 후 사망한 첫 사례이다. ㄱ씨는 국가 무료예방 접종 대상자로, 지난 19일 오전 9시께 제주시 지역 민간 의료기관을 찾아 독감 무료 접종을 맞은 것으로 확인됐다. ㄱ씨는 백신을 접종한 지 20시간이 지난 20일 오전 4시께부터 몸살 기운과 함께 목이 아픈 증상이 나타났고, 출근 이후에도 열이 나타나 오전 10시께 접종한 의원을 다시 찾아 치료를 받고 오후 3시께 귀가했다. 그러나 ㄱ씨는 20일 밤 11시57분께 호급 곤란 증상을 보여 119로 제주시내 종합병원으로 옮겨졌고, 21일 새벽 0시10분께 숨졌다.
도 보건당국은 ㄱ씨가 평소 고혈압 등 기저질환이 있었음을 고려해 사망과 백신 접종의 명확한 연관성이 있는지를 규명하기 위한 역학 조사에 들어갔다. 도는 역학 조사를 통해 ㄱ씨와 관련한 추가 정보가 확인될 경우 재난안전문자와 누리집 등을 통해 공개할 방침이다.
임태봉 도 보건복지여성국장은 “고령자, 기저질환자 등 예방 접종 대상자들은 접종 전에 병력 파악 등을 통해 보다 전문적인 상담을 진행하겠다. 예방 접종 후 발열, 무력감, 근육통 등 이상 반응이 발생하는지 관찰하고 관련 증상이 나타나면 관할 보건소나 병‧의원으로 신고해달라”고 당부했다.
그러나 도는 이날 오전 열린 브리핑에서 숨진 ㄱ씨가 접종한 백신 제조회사와 로트번호 등을 “역학조사 중”이라는 이유로 공개하지 않았다. 다른 지역은 백신 접종 사망자가 발생하면 백신 제조회사와 사망자가 발생한 의원의 접종자 수를 공개하고 있다.
허호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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