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이태원 클럽을 방문했던 제주지역 거주자 ㄱ(30대·여)씨가 코로나19 확진자로 판명된 가운데 이 확진자의 밀접접촉자만 120여명에 이르러 그동안 지역사회 감염사례가 1건도 없었던 제주도가 발칵 뒤집혔다.
제주도는 10일 오전 이태원 클럽 방문 확진자와 관련한 브리핑을 열고 ㄱ씨의 밀접접촉자가 127명이라고 밝혔다. 도는 피부관리사 ㄱ씨의 직장인 제주시 더고운의원의 동료 11명을 긴급 검사한 결과 9명은 음성으로 나타났고, 고열증세를 보인 의사와 동료 직원 1명 등 2명도 이날 오후 음성으로 판정됐다고 말했다.
도는 해당 접촉자들이 모두 음성 판정을 받았지만 확진자의 접촉자로 분류된 만큼 2주 동안 자가격리를 통보하고 1대 1 관찰을 통해 관련 증상이 나타나면 즉시 조치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원희룡 지사는 브리핑을 통해 “확진자와 관련한 상황을 엄중 인식하고 2차 감염자를 한 명도 놓치지 않도록 철저히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도는 ㄱ씨의 1차 동선 확인 결과에 따라 임시 폐쇄와 방역 소독이 필요한 시설은 더고운의원과 Y식자재마트 등 2곳으로 파악했으며, 접촉자가 머물고 있던 자택과 이용한 것으로 확인된 지인의 자동차와 버스에 대한 소독을 끝냈다. 도는 ㄱ씨가 의원에서 여러 고객과 접촉한 것으로 나타나 정확하고 심층적인 접촉자 분류를 위해 추가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도는 확진자가 근무하는 과정에서 직접 접촉이 이뤄진 것으로 파악된 내방객 127명에 대해서는 관할 보건소를 통해 자가격리 통보가 이뤄지고 있고, 1차 전화 문진을 통해 의심 증상 여부를 판단하고 있다.
도는 ㄱ씨의 진술과 폐회로텔레비전 분석을 통해 ㄱ씨가 제주도에 들어온 뒤 확인된 대부분의 동선에서 마스크를 계속 착용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도는 ㄱ씨가 근무한 시간에 더고운의원을 방문했거나 지난 7~9일 ㄱ씨와 같은 시간에 버스를 탄 도민 가운데 코로나19 의심 유증상자는 관할 보건소로 신고해 달라고 당부했다. ㄱ씨는 오전 8시30분께 제주시 삼화지구 3단지에서 버스(347번)를 탄 뒤 제주영지학교 부근에서 내려 출근
했다.
ㄱ씨는 지난 5일 새벽 0시30분부터 오전 6시까지 지인 ㄴ(30대·여)씨와 함께 서울 용산구 이태원 킹클럽에 머무른 뒤 6일 오후 3시께 제주에 들어왔다. ㄱ씨는 9일 오전 제주시보건소에 서울 용산구 클럽 방문 사실을 자진 신고했고, 오후 4시께 승용차를 이용해 제주시보건소 선별진료소를 찾아 검체 검사를 받았으며, 오후 9시께 확진 판정을 받았다. ㄱ씨와 동행했던 ㄴ씨는 검사결과 음성 판정을 받았다.
한편 이태원 클럽을 방문한 제주도민은 모두 10명으로 ㄱ씨를 제외하고는 모두 음성으로 나타났다.
허호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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