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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영훈 제주지사, 4·3재단 이사 선출 ‘도지사 권한 강화’ 계속 추진 뜻

등록 2023-11-06 15:37수정 2023-11-06 15:53

제주4·3유족들이 제주4·3평화공원 내 위패봉안실에서 희생자들의 이름이 새겨진 위패를 둘러보고 있다. 허호준 기자 hojoon@hani.co.kr
제주4·3유족들이 제주4·3평화공원 내 위패봉안실에서 희생자들의 이름이 새겨진 위패를 둘러보고 있다. 허호준 기자 hojoon@hani.co.kr

오영훈 제주지사가 일부 4·3단체들의 반발에도 제주4·3평화재단 조례 개정을 계속 추진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오 지사는 6일 도청 소통회의실에서 열린 도청 출입기자들과의 간담회에서 재단 이사와 이사장 임명권 논란과 관련해 “평화재단에 국가와 지자체가 출연하고 있는데 지도 감독은 제대로 되지 않는다는 비판이 있었다. 그런 과정에서 지방공기업평가원에 의뢰한 컨설팅 보고서가 나왔고, 그에 근거해 개정을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오 지사는 “컨설팅보고서에 나온 재단 폐지에 대해서는 동의하지 않는다”면서도 “평화재단은 4·3의 진상규명과 명예회복 과정에서 핵심적 역할을 했고, 앞으로도 그 역할을 해야 하지만 다른 출자출연기관과 동일하게 지도 감독을 받아야 한다. 아무리 좋은 일을 한다고 해도 예외는 없다”고 덧붙였다. 오 지사는 이어 “지금까지 재단 운영 과정에서 함께 했던 분들이 갖는 생각과 도정이 생각하는 운영방식이 차이가 있을 수 있다. 그 차이도 존중돼야 한다”며 “도민의 대의기관에서 심층적인 논의가 이뤄지고 합리적인 결정이 이뤄지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오영훈 제주지사가 6일 오전 도청 출입기자들과 간담회를 열고 있다. 제주도 제공
오영훈 제주지사가 6일 오전 도청 출입기자들과 간담회를 열고 있다. 제주도 제공

앞서 제주도는 지난 2일 ‘재단법인 제주4·3평화재단 설립 및 출연 등에 관한 조례’ 개정안을 입법예고했다. 현행 제도는 이사장은 공개모집과 임원추천위원회(임추위)의 심사 뒤 이사회의 의결을 거쳐 도지사가 임명하고, 이사는 공개모집과 임추위 심사 뒤 이사회가 의결해 선임하도록 하고 있다. 개정안은 이들 절차 가운데 이사회의 의결 절차를 없애는 대신 공개모집과 임추위 심사를 거친 뒤 도지사가 이사장과 이사를 임명하도록 했다. 비상임이었던 이사장직도 상임으로 변경했다.

오영훈 제주지사가 6일 오전 도청 출입기자들과 간담회를 열고 있다. 제주도 제공
오영훈 제주지사가 6일 오전 도청 출입기자들과 간담회를 열고 있다. 제주도 제공

지방공기업평가원은 최근 4·3평화공원 등 시설관리를 제주관광공사 등에 위탁해 관리가 가능하다거나 100억원의 국비와 지방비 예산을 직원 수로 나눠 1인당 33억원의 예산사업을 추진하고 있다는 등의 내용이 담긴 재단 컨설팅보고서를 내놓아 재단 이사회와 일부 4·3단체들로부터 4·3의 상징성, 역사성 등을 무시한 함량 미달의 평가서라는 비판을 받은 바 있다. 그러나 제주도는 사실상 4·3재단을 해체하라는 수준의 보고서에는 동의하지 않는다면서도 재단 쪽과 사전협의 없이 이 컨설팅보고서를 토대로 조례 개정안을 만들어 추진하고 있다.

재단을 잘 아는 4·3단체 관계자는 “재단은 이미 제주도의 지도 감독, 도의회 행정사무감사, 감사위원회의 감사 등 각종 감사를 받고 있다. 그런데도 투명성과 책임경영이 모자라면 재단과 협의하면서 진행해야지 일방적으로 밀어붙이면 되겠느냐”고 말했다.

제주도는 애초 지난달 31일 제주도의회와 재단 간 실무회의에서 오는 9일까지 조례 개정안과 관련해 재단 이사회의 의견을 제출한 뒤 협의를 진행하기로 합의했으나 지난 2일 전격적으로 조례 개정안을 입법예고했다.

허호준 기자 hojo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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