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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 성수기 숙박요금 ‘내립니다’…제주 마을협동조합의 역발상

등록 2023-07-25 15:53수정 2023-07-25 16:26

제주시 구좌읍 세화마을협동조합이 운영하는 다랑쉬 웰니스 프로그램. 세화마을협동조합 제공
제주시 구좌읍 세화마을협동조합이 운영하는 다랑쉬 웰니스 프로그램. 세화마을협동조합 제공
제주시 구좌읍 세화마을협동조합이 운영하는 질그랭이거점센터는 세화리 해안가 오일시장 가까운 곳에 자리 잡고 있다. 거점센터의 카페에 들어서면 유리창 너머로 파도가 하얀 모래사장으로 쉴 새 없이 드나드는 모습이 한눈에 들어온다. 4층에는 숙박업소가 자리 잡고, 2, 3층에는 카페 겸 ‘워케이션’(일과 휴가의 합성어)을 할 수 있는 각종 시설이 갖춰져 있다. 마을주민들이 출자해 만든 이 마을협동조합이 최근 성수기의 숙박요금을 낮춰 눈길을 끌고 있다.

“여름 성수기를 맞아 바가지요금 문제가 많이 나오잖아요. 코로나19로 억눌렸던 외국여행 수요가 폭발하면서 제주도 관광객도 꽤 줄었습니다. 그래서 조합 차원에서 논의한 결과 ‘이래선 안 되겠다’고 해서 우리만이라도 최소한의 수익만 남길 수 있도록 하자는 취지에서 성수기 요금을 내리게 됐습니다.”

양군모 마을 피디(PD)는 최근 조합이 운영하는 펜션의 성수기 숙박 요금을 27% 인하하게 된 배경을 이렇게 말했다.

제주시 구좌읍 세화마을협동조합이 운영하는 질그랭이거점센터 카페에서 업무를 하는 모습. 허호준 기자
제주시 구좌읍 세화마을협동조합이 운영하는 질그랭이거점센터 카페에서 업무를 하는 모습. 허호준 기자
이에 따라 협동조합은 ‘세화밖거리’ 펜션 요금을 오는 26일부터 8월6일까지 책정된 성수기 1박 요금(6인실 기준)을 26만원에서 20만원으로 내렸다. 기존 예약자 19명에게는 요금 인하의 취지를 설명하고 할인된 금액으로 다시 예약하게 했다. 이에 따라 6인실 4박을 예약한 가족은 모두 24만원의 요금 할인을 받는다.

조합은 숙박 요금뿐 아니라 관광객을 대상으로 운영하는 각종 프로그램도 숙박객들에게 할인된 금액에 제공한다. 조합은 오후 7시부터 마을 피디와 함께 해녀 문화가 깃든 해신당과 불턱(해녀들의 쉼터), 폭낭(팽나무) 등을 돌며 설명을 듣고 주민들과 만날 수 있는 야밤 투어와 다랑쉬오름 등에서 명상 등을 하는 웰니스 프로그램을 각각 30%씩 할인한다.

성수기 숙박요금 인하 논의는 최근 조합 이사회 때 제기됐다. 부지성 세화마을협동조합 이사장은 “모래 유입에 따른 청소비 등 인건비와 관리비 증가 등으로 성수기 요금을 더 받아야 한다는 의견도 있었지만, 여행객들이 합리적인 가격에 여행할 수 있도록 숙박요금 등을 할인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허호준 기자 hojo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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