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4일 규모 4.9의 지진으로 일부 절벽이 무너져 내린 천연기념물인 제주시 한경면 소산리의 수월봉 화산쇄설층. 제주도 세계유산본부 제공
제주에서 여진이 계속됐다. 17일 오전 6시22분께 서귀포시 서남서쪽 38㎞ 부근 해역에서 규모 3.2의 여진이 일어났다.
이날 여진은 지난 14일 규모 4.9 지진 이후 18번째 여진으로 지금까지 여진 가운데 가장 컸다. 소방안전본부에는 여진을 느낀 일부 주민들의 문의와 신고가 들어오기도 했다.
김아무개(50·제주시 이도동)씨는 “침대에 있었는데 무엇인가 ‘드르륵’ 하며 집이 흔들리는 것 같았다”고 말했다. 지역 온라인 커뮤니티에도 “자다가 진동을 느꼈다. 바람이 많이 불어서 그런 줄 알았는데 지진 여파였다”, “건물 3층에 있는 집이 흔들려서 자다가 깼다. 베란다 선반이 넘어질 뻔했다”, “‘드르륵’ 소리가 나서 쓰레기차가 지나가는 소리인가 했더니 속보로 지진이 발생했다고 뜨더라”는 등의 글이 올라왔다. 제주도 소방안전부는 “지진을 느꼈다는 신고가 2건 들어왔으나 피해는 없었다”고 말했다.
제주도는 여진 등 추가 피해에 대비해 안전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
한편 지난 14일 오후 5시19분 이후 지진 여파로 천연기념물인 제주시 한경면 고산 수월봉 화산쇄설층이 일부 무너져 내린 것이 확인됐다. 무너져 내린 규모는 높이 20m 크기의 절벽 가운데 가로 3m, 세로 8m, 면적은 28㎡가량이다. 해안가에 떨어진 화산쇄설층 무게만 24t으로 추정됐다. 제주도와 행정안전부 산하 국립재난안전연구원은 시설물 안전평가단을 구성해 피해 신고현장 등에 대한 안전 점검에 들어갔다.
제주도 세계유산본부는 여진 등으로 추가 낙석의 위험 우려가 있다고 보고 이날 수월봉 탐방로인 검은모래 해변 일대 해안가 1㎞ 구간을 통제했다. 세계유산본부 관계자는 “여진에 대한 우려가 있어 일반인의 출입을 통제했다. 드론 등을 활용해 추가로 조사하겠다”고 말했다.
허호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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