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1주년 5·18 민주화운동 기념일을 하루 앞둔 17일 광주 북구 국립5·18민주묘지에서 열린 추모제에 유족회의 초청으로 참석한 국민의힘 성일종(왼쪽 첫째), 정운천 의원이 유족을 위로하고 있다. 연합뉴스
17일 광주 북구 국립5·18민주묘지에서 5·18유족회 주관으로 제41주년 추모제가 열렸다. 추모제에는 국민의힘 소속 정운천, 성일종 의원이 보수계열 정당 의원으로는 처음으로 유족회 초청을 받아 참석해 주목을 받았다.
5·18 민주화운동기념일(5월18일)을 하루 앞두고 국립묘지에 잠든 오월 영령을 위로하기 위해 매년 치러지는 추모제에서 김영훈 5·18유족회 회장은 “41년이 지난 아직도 5·18의 진실이 완전히 밝혀지지 않았다. 여야 정당과 온 국민이 힘을 모아 5·18 진상규명을 도와달라”고 말했다.
5·18단체 공법단체 전환(설립)을 가능하게 한 ‘5·18민주유공자 예우 및 단체 설립에 관한 법률’ 통과에 협조한 점을 평가받아 추모제에 초대된 정운천 의원은 “추모제에 초청해주셔서 감사하다. 이번 추모식이 ‘국민 통합’의 첫발이 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성 의원 또한 “광주의 희생이 없었더라면 자유로운 공기를 마실 수 없었을 것”이라며 “앞으로도 국민의힘이 광주, 호남의 품에 안길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저녁 7시30분~밤 10시 광주 5·18민주광장 등 금남로 일대에서는 전야제가 열렸다. ‘오월 시대와 눈 맞추다, 세대와 발맞추다’를 주제로 한 전야제에서는 미얀마와 홍콩 등 현재진행형인 아시아의 민주화투쟁을 조망하고, 1980년 5월 광주를 재현하고 기리는 연극·공연이 펼쳐졌다. 특히 프랑스혁명을 배경으로 한 뮤지컬 <레미제라블> 공연팀이 광주를 찾아 공연했다.
목포·나주·화순·영암 등 전남 곳곳에서도 5·18 41돌을 기리는 행사가 이어졌다. 이날 오전 11시 무안군 삼향읍 전남도청 앞 광장에서 열린 5·18 기념식에서 문경식 기념행사위원장은 “신군부의 내란에 맞섰던 광주를 지원하기 위해 목포·나주·화순·영암 등 전남 곳곳에서 무기를 대고 시위에 나서는 등 대동단결했다”며 “현대사의 고비마다 분연히 떨쳐 일어났던 남도의 전통을 이어가자”고 말했다.
17일 보수단체 ‘턴라이트’가 민병두, 설훈, 이해찬 등의 전·현직 의원(왼쪽부터) 얼굴을 새긴 펼침막을 설치하고 ‘5·18유공자 명단 공개 촉구 집회’를 열고 있다. 김용희 기자 kimyh@hani.co.kr
이날 “5·18은 북한군이 저지른 범죄행위”라고 망언한 교수를 대신해 사과하겠다며 경북 경주 위덕대 총학생회 소속 학생 15명이 이날 광주를 찾아 5·18자유공원(옛 상무대 영창)을 방문하고, 국립5·18민주묘지를 참배했다. 또 대구에서는 518번 시내버스가 이날부터 23일까지 일주일 동안 정면에 ‘달빛동맹으로 상생협력 하는 대구-광주’, ‘평화로 하나 되는 5·18민주화운동’, ‘2·28과 5·18로 하나 되는 대구-광주’ 등 문구를 붙이고 운행한다.
정치권은 이날 각기 다른 메시지를 내놨다.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당 최고위원회에서 “마지막까지 도청을 사수하며 민주주의를 위해 지켜 싸우다 돌아가셨던 많은 분들의 그 희생을 기억한다”며 “5·18은 대한민국 민주주의를 지키는 힘”이라고 강조했다.
국민의당 김은혜 의원은 “개헌을 한다면 5·18 정신이 헌법 전문에 들어가야 한다”며 “언젠가 헌법을 개정할 때 우리가 계승할 자랑스러운 역사 유산으로 4·19 옆에 5·18이 나란히 놓일 수 있기를 바란다”고 주장했다. 반면 야권의 대선 주자인 유승민 전 의원은 “5·18 정신은 우리 헌법 1조에 나오는 민주와 공화의 정신”이라며 “문재인 대통령과 더불어민주당이 지난 4년 동안 5·18 정신을 훼손해왔다”고 비판했다.
김용희 안관옥 배지현 김규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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