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광주 5·18민주광장에서 오월어머니집과 광주시민사회단체 회원들이 기자회견을 열어 미얀마 군부의 민간인 학살을 중단하라고 촉구하고 있다. 김용희 기자 kimyh@hani.co.kr
5·18민주화운동 희생자 어머니들로 구성된 오월어머니집 회원들이 군부 쿠데타로 고통을 겪고 있는 미얀마 국민 지원에 나선다.
오월어머니집 회원 30여명은 10일 광주 동구 5·18민주광장에서 미얀마 쿠데타를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열어 “‘다 잘 될 거야’라는 문구가 새겨진 티셔츠를 입고 시위에 참여했다 숨진 19세 소녀 치일 신의 명복을 빈다. 미얀마 민주화를 위해 희생된 분들의 죽음이 헛되지 않도록 미얀마 민주투쟁을 도울 것”이라고 밝힌 뒤 미얀마 연대단체에 성금 100만원을 전달했다.
오월어머니들은 “미얀마 쿠데타 사태는 1980년 광주에서 자행됐던 전두환 쿠데타군의 민간인 학살과 닮아 40년 전의 아픔과 공포에 빠져들게 한다. 아직 트라우마를 겪고 있는 우리는 이번 기자회견을 열기까지 1980년의 고통을 진정시키기 위해 많은 노력이 필요했다”고 설명했다. 회원들은 미얀마 희생자들을 위로하는 의미에서 소복을 입고 회견을 진행했다.
성금을 전달받은 미얀마 유학생 샤샤(21·여)씨는 “광주 오월어머니들이 우리나라 국민을 도와주고 지켜주셔서 감사하다. 미얀마를 위해 기도해 주시길 바란다”고 울먹였다.
오월어머니집은 미얀마 ‘8888항쟁’ 희생자 유족모임인 ‘88민주어머니회’와 2014년 연대교류 사업을 진행하는 등 미얀마 인권단체와 인연을 이어오고 있다.
광주 곳곳에서도 미얀마 민주화투쟁을 지지하는 움직임을 보인다. 이날 광주광역시의회는 성명을 내어 “민주주의 투쟁에 나선 미얀마 국민에게 경의를 표한다”고 밝혔고 8일 전남대학교 5·18연구소도 성명을 통해 미얀마 군부를 규탄했다. 5·18, 종교, 인권 등 광주 시민단체는 6일 연대를 구성해 응원모금 운동과 의료물품 지원 등에 나서기로 했다. 지난달 24일 이용섭 광주시장과 5개 구청장도 성명을 발표했다.
미얀마에서는 지난달 1일 쿠데타 발생 뒤 8일까지 60명 이상 사망했고, 1857명 체포, 1538명 구금 상태로 알려졌다.
김용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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