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지역 시민단체 활동가들이 지난 6일 광주 유스퀘어 광장에서 미얀마 군부 쿠데타를 주도한 민 아웅 흘라잉을 규탄하는 시위를 벌이고 있다. 5·18기념재단 제공
“1980년 광주와 똑같은 아픔을 겪고 있는 미얀마 시민을 외면해선 안 된다.”
5·18기념재단과 광주시민단체협의회 등 광주지역 5월·시민·사회·종교·여성단체 10곳이 군사 쿠데타에 맞서 결사 항쟁하는 미얀마 시민들을 돕는 응원모금 운동과 의료물품 지원 등에 나서기로 했다.
시민단체들은 지난 6일 5·18기념재단에서 간담회를 열어 미얀마 상황을 담은 슬라이드를 함께 본 뒤 이렇게 뜻을 모았다. 이들은 “미얀마에서 사상자가 50명 이상 나오는 등 심각한 국가폭력이 벌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묘네자 재한미얀마인 광주 대표는 “민 아웅 흘라잉 군부가 시민을 무자비하게 체포하고, 시위대를 향해 고층 건물에서 조준 사격을 하고 있다. 그러나 미얀마 시민들은 수많은 희생자가 생겼지만 두려워하지 않고 항쟁하는 중”이라고 말했다.
시민단체들은 8일 미얀마 민주화운동을 지원할 연대기구를 구성해 국제사회에 지지를 촉구하고, 민주세력을 지원하는 활동을 펼치기로 했다. 이들은 우선 미얀마 민주항쟁을 지지하는 성명서를 지속해서 발표하고, 유엔의 제재에 미온적인 중국·러시아 대사관 앞에서 항의시위를 벌이기로 했다. 또 미얀마 민주항쟁을 응원하는 모금운동에 나서고, 마스크를 비롯한 생필품, 의료품을 지원할 방침이다. 속출하는 부상자들을 치료하기 위한 인도적 차원의 의료인 파견도 촉구하기로 했다.
이들은 전날 광주 유스퀘어 광장에서 열린 주한 미얀마인들의 쿠데타 규탄 시위에 참여해 저항의 상징인 세 손가락을 펼쳐 보이며 연대감을 표현했다. 황정아 광주아시아여성네트워크 대표는 “미얀마의 시민 불복종 운동이 승리할 때까지 연대하겠다. 비폭력 시위대를 향한 미얀마 군부의 유혈 진압을 단호히 저지해야 한다”고 말했다. 5·18민중항쟁기념행사위원회도 올해 5·18 41돌 행사 때 국가폭력과 군사주의의 부활을 경고하는 등 미얀마 민주항쟁을 지원하기로 했다.
안관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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