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문화대안공간 메이홀에서 22∼28일 열리는 사진전 ‘세이브 미얀마’ 전시 포스터. 광주아시아여성네트워크 제공
광주에서 미얀마의 평화와 투쟁을 동시에 볼 수 있는 사진전이 열린다. 광주시민사회는 사진전 개최와 함께 성금도 모금해 미얀마 민주화를 지원할 방침이다.
(사)광주아시아여성네트워크는 광주 동구 문화대안공간 ‘메이홀’에서 22일부터 28일까지 미얀마 국민을 응원하는 특별사진전 ‘세이브 미얀마’(Save Myanmar)를 연다. 이번 전시에서는 평화 시기 미얀마인들의 일상을 담은 사진 30여 점과 현재 군부 쿠데타에 저항하는 국민의 시위 사진 30여 점 등 60여 점을 볼 수 있다.
일상 사진은 미얀마 스님들에게 주민들이 식사를 나눠주는 모습부터 골목길에서 공놀이하는 청소년들, 시장에서 콩을 팔고 있는 어린이 등 쿠데타가 일어나기 전 미얀마 모습이 담겨 있다. 시위 사진은 물병과 음식을 사이에 두고 경찰과 대치하거나 경찰이 시위대를 향해 물대포를 쏘는 모습, 독재에 저항한다는 의미로 세 손가락을 들고 소리치는 국민 등이 출품됐다.
광주문화대안공간 ‘메이홀’에서 22∼28일 열리는 사진전 ‘세이브 미얀마’에 출품된 ‘불복종의 외침’ 사진 작품.광주아시아여성네트워크 제공
미얀마 일상 사진은 미얀마 불탑을 연구한 천득염 한국학호남진흥원 원장과 미얀마를 주제로 사진집을 낸 김옥열 작가 등 광주에서 활동 중인 사진작가나 미얀마 연구 학자 등 9명이 2016년, 2018년 미얀마를 방문해 찍은 것이다. 시위 사진은 미얀마 양곤과 바간에서 활동 중인 2개 사진단체(Myanmar Pressphoto Agency, Bagan Photographers Group) 회원들이 촬영한 작품이다.
전시를 주최한 광주아시아여성네트워크는 41년 전 군부 독재에 저항하다 많은 희생을 치른 광주가 비슷한 처지에 있는 미얀마 국민을 위로하고 지원하기 위해 전시를 준비했다고 밝혔다.
또 전시회 개최를 계기로 미얀마 민주화운동을 돕기 위한 성금도 모금해 현지 활동가와 사진전 개최 등을 위해 지원한다. 이 단체는 2017년부터 미얀마 난민 문제 해결과 미얀마 여성의 삶을 지원하는 활동을 했다.
황정아 광주아시아여성네트워크 대표는 “미얀마인들은 2016년 아웅산 수치가 집권한 이후 민주주의를 경험하며 군부 독재는 받아들일 수 없다는 의식이 생겼다. 절박한 심정으로 투쟁 중인 미얀마를 외면하면 안 된다는 생각에 전시를 기획했다”고 말했다.
광주사진작가인 박명식씨가 2018년 1월 미얀마에서 스님들의 탁발 모습을 찍은 ‘스님 성불하세요’ 작품. 광주 문화대안공간 메이홀에서 22∼28일 열리는 사진전 ‘세이브 미얀마’에 출품됐다.광주아시아여성네트워크 제공
김옥열 사진작가는 “지금의 미얀마를 보면 5·18 때 광주 모습과 흡사하다. 여러 매체를 통해 미얀마 상황을 접할 수는 있지만 사진이 가진 힘은 다르기 때문에 이번 전시를 통해 광주시민에게 미얀마 상황을 알리려고 한다”고 설명했다.
지난 21일에는 광주인권단체인 아시아인권평화포럼이 국립5·18민주묘지에서 ‘미얀마 민주주의 항쟁지지 광주선언문’을 발표했고 5·18기념재단과 광주시민단체협의회도 각각 1일과 15일 성명을 내어 미얀마의 군사 쿠데타를 규탄한 바 있다.
미얀마 군부는 지난해 11월 치러진 총선이 부정선거라는 명분을 내세워 지난 1일 쿠데타를 일으켜 아웅산 수치 국가고문을 구금하고 정권을 잡았다. 쿠데타 이후 미얀마 군부는 저항에 나선 국민을 향해 무차별 발포해 4명이 사망하고 100여명이 다친 것으로 알려졌다.
김용희 기자
kimyh@hani.co.kr
2018년 1월 광주사진작가들이 미얀마를 방문해 미얀마인들과 교류하고 있다. 광주아시아여성네트워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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