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세먼지와 오존이 덮친 서울 시가지. <한겨레>자료사진
최근 한반도에서 빈번하게 관측되는 고농도 오존은 대륙성 열대기단(거대한 공기덩어리)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광주과학기술원 지구환경공학부 윤진호 교수 연구팀은 “50여년 치의 기후 관측 자료를 분석한 결과 고농도 오존과 기후 변화가 밀접하게 관련이 있다는 점을 확인했다”고 11일 밝혔다.
윤 교수팀이 1965년부터 2017년까지의 기상관측자료를 분석한 결과를 보면 한반도에 영향을 끼치는 다양한 종관기상 중 대륙성 열대기단이 확장할 때 고농도 오존이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종관기상이란 기압, 태풍 등 1000㎞ 이상의 규모를 갖는 기상상태를 의미한다.
윤 교수팀은 지상 기온이 증가하고 상대습도가 감소하는 대륙성 열대기단의 특징이 오존 생성에 유리한 조건을 제공한다고 설명했다. 또 2000년대 이후 대륙성 열대기단이 증가하는 것으로 봤을 때 앞으로도 고농도 오존도 자주 발생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동안 다양한 대기질 개선 정책에도 여름철 오존 농도가 꾸준히 증가하며 학계에서는 고농도 오존 원인에 대해 논쟁이 진행 중이다. 일시적인 자연 현상이라는 쪽과 이산화탄소 등 인간의 온실가스 배출이 원인이라는 쪽이 맞서고 있지만 명확한 원인은 밝혀지지 않아 대책을 마련할 때도 혼선이 있었다.
자외선을 차단해 생물을 보호하는 성층권(지상 10∼50㎞)의 오존과 달리 지표면(3∼4㎞)에서 발생하는 오존은 인간의 호흡기나 눈을 자극하고 구토를 유발하는 등 유해 물질로 꼽힌다. 오존 경보 일수는 1995년 1일에서 2000년 17일, 2010년 25일, 지난해 60일 등 증가 추세다.
윤 교수는 “이번 연구는 다양한 오존 발생 원인 중 하나가 고온이라는 것을 확인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대륙성 열대기단 증가는 결국 지구온난화와 관련이 있다. 그동안 미세먼지 대책과 고농도 오존 대책이 따로 논의됐는데 같은 관점에서 해결책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미국 국립해양대기청, 메릴랜드대학교와 조지아주환경청, 아주대학교, 국가미세먼지정보센터가 공동으로 참여했다. 연구결과는 대기과학 분야의 국제학술지인 <대기환경>(Atmospheric Environment)에 온라인으로 게재됐으며 내년 1월 1일 출판물로 인쇄될 예정이다.
김용희 기자
kimyh@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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