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인 경찰의 과잉 진압으로 숨진 흑인 조지 플로이드를 추모하는 행진이 열린 6일 서울 명동에서 참가자들이 추모 글귀의 손팻말을 들고 청계천 한빛광장까지 걸어가고 있다. 김봉규 선임기자 bong9@hani.co.kr
광주지역 시민단체가 미국에서 벌어지고 인종차별 항의시위에 대해 연대 의사를 밝혔다.
합수 윤한봉 기념사업회, 5·18기념재단, 광주지방변호사회 등 광주지역 12개 단체는 10일 성명을 내어 “미국은 민간인에 대한 비인도적이고 폭력적인 행위를 즉각 중단하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인종 간 정의를 염원하는 시위대를 향한 망언을 사죄하라”고 촉구했다.
이들은 “‘숨을 쉴 수 없다’고 호소한 플로이드의 죽임은 인종차별이 부른 비극이자 미국의 공권력이 자행한 인간 존엄에 대한 중대한 도전이다. 플로이드처럼 1980년 5월 광주에서는 청각장애인 김경철씨가, 1987년 1월 치안본부 고문실에서는 박종철군이 국가의 폭력으로 세상을 떠났다”고 밝혔다.
이어 “40년 전 5월 광주처럼 트럼프 대통령은 시위대를 향해 ‘폭도’라는 막말을 퍼붓고 있다. 그동안 미국은 자유와 인권을 앞세워 약소국가들의 내정을 간섭해 왔지만 더는 타국의 인권에 대해 논할 자격이 없음이 명확하게 됐다”고 강조했다.
이들은 “우리는 권력의 부당한 횡포에 맞서 끝까지 싸우자’고 다짐했던 오월 영령의 뒤를 따라 전 세계인들의 신성한 싸움에 연대하며 동참한다”고 말했다.
이번 성명 발표는 미국에서 시위를 주도하고 있는 단체 중 하나인 나카섹(NAKASEC, 미주한인교육봉사단체협의회)이 윤한봉 기념사업회에 연대를 요청해 이뤄진 것이다. 나카섹은 ‘5·18민주화운동 최후 수배자’로 불리는 고 윤한봉씨가 1981년 미국 망명 시절 조직한 ‘재미 한청련’의 후신으로, 이번 성명서를 시위 현장에서 발표할 예정이다.
김용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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