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이념논쟁이 일었던 정율성 기념사업에 대해 광주시와 자치구가 일부 사업 예산을 배정하지 않거나 사업 내용을 변경한 것으로 확인됐다.
18일 광주시와 남구 말을 종합하면, 광주시는 올해 ‘정율성 음악축제’ 예산을 배정하지 않았다. 정율성 음악축제는 2005년 광주 남구가 시작했으며 2007년부터 광주시가 이어받아 해마다 열어왔다. 연간 예산은 2억8천만원이다. 광주시는 지난해 본예산을 수립할 때 예산을 반영하려 했으나 시의회와의 논의 끝에 전액 삭감했다. 광주 남구는 국비 등 3억원을 들여 추진하는 ‘양림동 정율성 전시관 조성사업’과 1억1천만원을 투입하는 ‘김현승 가옥복원사업’을 ‘양림문학관’으로 통합 조성할 예정이다.
다만 동구 불로동에 조성하고 있는 정율성 역사공원은 차질 없이 진행한다는 게 광주시 입장이다. 3월 준공을 목표로 하는데, 공원 명칭은 이후 시민 의견을 수렴해 결정하기로 했다. 광주시 문화정책관실 관계자는 “‘정율성 음악축제’는 코로나19로 인해 중국인 관광객이 입국하지 못하며 사업명이나 내용을 바꾸는 방안을 꾸준히 검토하고 있었다”며 “이념논쟁과 별개로 사업을 중단한 상태에서 다른 방향을 모색하는 과정”이라고 말했다.
남구는 2017년 국토교통부의 도시재생뉴딜사업에 선정되며 정율성 생가를 복원해 전시관으로 조성하려 했으나 토지 매입이 무산돼 사업계획 변경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김현승 가옥복원사업’ 또한 가옥 노후화로 재건축에 난항을 겪고 있다. 조란경 남구 홍보실장은 “정율성뿐 아니라 양림동 출신 다른 예술인들도 조명해야 한다는 의견이 많아 구유지에 양림문학관을 만들어 여러 예술인을 소개할 계획”이라며 “이런 방침은 정율성 이념논쟁과는 무관하다”고 밝혔다.
김용희 기자 kimyh@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