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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살 아들 두고 숨진 전주 40대 여성…사인 ‘동맥경화’ 추정

등록 2023-09-11 11:48수정 2023-09-11 21:21

4살 아들을 남겨두고 숨진 40대 여성이 살았던 전북 전주시 한 빌라 현관문 앞. 아이의 것으로 추정되는 기저귀 상자가 놓여 있다. 연합뉴스
4살 아들을 남겨두고 숨진 40대 여성이 살았던 전북 전주시 한 빌라 현관문 앞. 아이의 것으로 추정되는 기저귀 상자가 놓여 있다. 연합뉴스

전북 전주시의 한 빌라에서 숨진 40대 여성의 사망 원인이 ‘동맥경화’로 추정된다는 국립과학수사연구원 소견이 나왔다.

전주완산경찰서는 11일 “국과수가 지난 주말 ㄱ(41)씨 주검을 부검해 나온 잠정 소견을 전달받았다”고 밝혔다. 국과수는 ㄱ씨의 몸에 별다른 외상이 없는 점으로 미뤄 혈관이 막힌 게 직접적 사망 원인이 된 것으로 추정했다. 주검에서는 담석도 발견됐는데, 이 때문에 생전에도 극심한 통증이 있었을 것으로 국과수는 추정했다. 경찰은 부검 결과를 토대로 ㄱ씨 사망 원인을 내인사(內因死)로 결론 내고 곧 수사를 마무리할 방침이다.

경찰 관계자는 “외력에 의한 사망으로 볼 수 있는 근거는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주검 부패가 심해 정확한 사망 시기는 단정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ㄱ씨는 지난 8일 오전 9시55분께 “세입자가 보이지 않고 개 짖는 소리가 난다”는 집주인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과 119구급대원에 의해 발견됐다. 옆에는 3~4살로 추정되는 아들이 의식을 잃은 채 쓰러져 있었으나, 병원 치료를 통해 의식을 되찾았다. 아들은 출생신고가 안 돼 있어 정확한 신원 확인이 어려운 상태인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ㄱ씨는 정부의 위기 가구 의심 대상에 포함됐던 것으로 나타났다. 전주시는 이날 “ㄱ씨가 기초생활수급자는 아니지만 사회보장정보시스템(행복e음)에서 정부가 올해 4번째 통보한 (위기 가구 의심) 대상에 포함돼 있었다”고 밝혔다. 1~3번째 통보에는 ㄱ씨가 포함되지 않았다.

행복e음은 정부가 복지 사각지대를 없애기 위해 구축한 시스템이다. 가스·수도·전기요금이나 건강보험료 등을 두 달 이상 체납하는 개인 또는 가구가 이 시스템에 자동 등록되고 이를 전국 각 지자체에 제공한다. ㄱ씨는 빌라 관리비(6개월)와 가스비(3개월) 등을 연체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전주시는 지난 7월17일 ㄱ씨에 대한 통보를 받았다. 시는 7월28일 “지원대상이니 어려움이 있으면 연락하라”는 안내문을 일반우편으로 보냈다. 이후 연락이 없자 지난달 16일 통화를 시도했으나 연락이 닿지 않았다. 지난달 24일 직접 방문을 했으나 전입신고 당시 ㄱ씨가 지번만 쓰고 호수를 정확히 기록하지 않아 만나지 못했다. 주민들이 공동으로 사용하는 우편함에는 고지서 등 ㄱ씨의 우편물은 없었다고 한다. 시는 이달 4일 우체국에 등기 발송을 요청했다.

전주시 관계자는 “(이번 일을 계기로) 연락이 되지 않는 위기 가구 의심 대상자를 상대로 전수조사를 벌일 방침”이라고 말했다.

박임근 기자 pik007@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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