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일 광주 서구 화정 아이파크 아파트 201동 26층에서 잔해물 제거와 탐색구조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소방청 제공
노동자 6명이 숨진 광주 화정아이파크아파트 붕괴사고와 관련해, 경찰이 현대산업개발(현산) 계열사의 미등기전매 혐의 수사에 나섰다. 경찰은 현산이 아파트 신축 예정 터를 원활하게 매입하기 위해 제3의 업체를 내세운 정황을 포착했다.
광주경찰청은 24일 오전 11시 부동산등기특별조치법 위반(미등기전매) 혐의로 부동산개발 시행사인 에이치디씨(HDC)아이앤콘스와 토지 대리매입 업체, 철거업체 등 4곳 압수수색에 나섰다. 경찰은 현산 계열사인 에이치디씨아이앤콘스 관계자를 입건했다.
경찰은 에이치디씨아이앤콘스 쪽이 2017년 11월부터 이듬해 2월까지 지역 한 중소업체를 내세워 화정아이파크 신축 대상 터 23개 필지(약 2만㎡)를 사들인 것으로 보고 있다. 매도자들은 현산이 아파트 단지를 신축한다는 사실을 모른 채 당시 주변 시세대로 땅을 판 것으로 알려졌다. 지역 중소업체는 매수인 명의를 공란으로 한 채 토지매매계약서를 작성하고, 이후 매수인 항목에 에이치디씨아이앤콘스를 기재한 것으로 경찰은 보고 있다. 원소유주에서 지역 업체를 거치지 않고 바로 에이치디씨아이앤콘스 쪽으로 토지 소유권 이전등기가 이뤄졌다는 얘기다.
경찰은 미등기전매 과정에서 양도세와 취·등록세, 법인세를 포탈한 혐의에 관해 확인할 예정이다.
앞서 지난달 11일 오후 3시46분께 화정아이파크 201동 신축공사 중 붕괴사고가 일어나 39층부터 23층까지 무너지며 노동자 6명이 매몰돼 숨졌다. 사고원인과 과실 여부 수사에 나선 경찰은 현산 현장소장 등 16명을 입건했다.
정대하 기자
daeha@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