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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8과 전씨 ‘40년 추적기’ 내놓습니다

등록 2021-11-25 20:59수정 2021-11-26 02:33

나의갑 전 5·18기록관장 4년 집필
‘전두환의 광주폭동이라니요?’ 펴내
“전씨 회고록 읽고 사실 알리려 써”
나의갑 전 5·18민주화운동기록관 관장. 출판사 심미안 제공
나의갑 전 5·18민주화운동기록관 관장. 출판사 심미안 제공

지난 40여년 고 전두환씨의 행적을 추적한 나의갑(72) 전 5·18민주화운동기록관장이 4년의 집필 작업 끝에 <전두환의 광주폭동이라니요?>(심미안)를 펴냈다.

25일 나 전 관장은 “1980년 신문사 사회부 4년차 기자 시절 5·18을 처음부터 끝까지 지켜봤다. 2017년 <전두환 회고록>을 보고, 폭동은 광주시민이 일으킨 것이 아니라 전두환이 일으켰다는 사실을 알리기 위해 책을 썼다”고 집필 배경을 밝혔다.

5개 장으로 구성된 책은 4단계 정권강탈 과정(12·12 군사반란→5·17 내란→5·18 내란→대통령 몰아내기)을 거쳐 최근까지 자신의 행적을 왜곡한 상황을 각종 기록을 통해 반박하고 있다.

5·18 당시 국정 최고책임자는 최규하 대통령이었고, 계엄사령관으로서 공식적으로 계엄군을 총괄하는 이는 이희성 계엄사령관이었다. 책은 이들은 사실상 허수아비였고, 공식 계선에 있지 않았던 전두환 보안사령관 겸 중앙정보부장 서리가 실제 책임자였음을 증명하는 데 많은 부분을 할애하고 있다.

4장 ‘전두환의 5·18 내란 행적’에서 △미국에 광주 일일정보 제공 △보안사 광주분실 설치 △전두환 보안사령관의 격일마다 국방부 회의 참석 △이희성 계엄사령관의 검찰 증언에서 확인되는 전두환의 지위 △전두환이 이철승 전 신민당 총재에게 한 “전북을 지켜달라”는 부탁 등 26개 근거를 제시한 게 대표적이다.

나의갑 전 5·18민주화운동기록관 관장이 쓴 &lt;전두환의 광주폭동이라니요?&gt;. 출판사 심미안 제공
나의갑 전 5·18민주화운동기록관 관장이 쓴 <전두환의 광주폭동이라니요?>. 출판사 심미안 제공

전씨는 회고록은 물론 기회 있을 때마다 5·18과 자신은 무관하다고 주장했다. 2019년 11월 강원도 홍천 한 골프장에서도 광주학살 책임을 묻는 임한솔 정의당 부대표에게 전씨는 “나는 광주시민 학살하고 관계없어”라고 말했다. 전씨의 측근인 민정기 청와대 전 공보비서관도 23일 전씨 장례식장에서 ‘전씨가 5·18 피해자들에게 사과했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질문 자체가 잘못됐다”고 말했다.

나 전 관장은 “전두환을 ‘광주학살 최종책임자’로 단정하지만 역사적으로 알려진 근거는 불충분하다. 전두환의 5·18 흔적을 증명하기 위해 노력했다”고 말했다.

&lt;제5공화국 전사&gt;와 &lt;전두환 회고록&gt; 1권. 전두환씨는 이 두 책을 통해 광주학살과 자신은 무관하다고 주장했다. 책 갈무리
<제5공화국 전사>와 <전두환 회고록> 1권. 전두환씨는 이 두 책을 통해 광주학살과 자신은 무관하다고 주장했다. 책 갈무리

나 전 관장은 5장 ‘무엇이 광주폭동인가’를 끝으로 책을 마무리한다. 전씨가 오히려 △5·18 때 시위 진압 △언론공작 △유언비어를 통한 지역감정 유발 △선동공작 △편의대(사복요원) 공작 등 5개 폭동을 일으켰다는 지적이다.

그는 “책을 인쇄하고 있을 때 전씨 사망 소식을 들었다. 전씨를 위한 책이었는데 그가 책을 못 보고 숨져 아쉬움이 남는다”며 “5·18 민주화운동이라는 공식 명칭 뒤에 ‘전두환의 광주폭동’이라는 부제를 달아 5·18의 책임자를 명확하게 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용희 기자 kimyh@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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