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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안시, 몸에 카메라 달고 아동학대 조사한다

등록 2021-06-14 11:37수정 2021-06-14 13:43

최예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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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동학대 피해 조사 때 ‘바디캠’ 도입
천안시 아동학대조사공무원이 바디캠을 착용한 모습. 천안시 제공
천안시 아동학대조사공무원이 바디캠을 착용한 모습. 천안시 제공
천안시 아동학대조사공무원인 ㄱ씨는 최근 한 아이의 몸에 멍이 있어 아동학대가 의심된다는 어린이집의 신고를 받았다.

ㄱ씨는 아이 집에 현장 조사를 나갔으나 아이의 아버지 때문에 어려움을 겪었다. 그는 심한 욕설을 하며 조사관을 아이가 있는 집안으로 들일 수 없다고 저항했다. 그 과정에서 ㄱ씨는 신변의 위협을 느꼈고, 상담조사도 제대로 할 수 없었다.

또 다른 천안시 아동학대조사공무원은 술에 취한 아동학대 가해자에게 협박을 당하기도 했다. 만취한 아동의 아버지가 자신과 아이를 분리하면 모두 죽이고 불을 지르겠다며 칼을 들고 저항한 것이다.

천안시는 14일 이런 일들을 막기 위해 공무원이 몸에 카메라(바디캠)를 달고 아동학대 피해를 조사하는 제도를 도입한다고 밝혔다. 아동학대 조사에 바디캠을 활용하는 것은 전국에서 처음이다. 공무원들은 아동학대 가해자가 조사업무를 심각하게 방해하거나 신변의 위협을 느낄 경우 바디캠 촬영을 하겠다고 알린 뒤 촬영을 하게 된다. 한 천안시 아동학대조사공무원은 “아동학대 유형 중 방임의 경우 집 안이 매우 더러워 그런 현장을 촬영할 필요가 있는데, 부모가 심하게 저항하는 경우도 있다. 그럴 때도 바디캠을 활용해 증거를 수집할 수 있을 거라 기대한다”고 말했다.

엄태수 천안시 아동보호팀장은 “아동학대조사공무원 중 여성 비율이 높은 편”이라며 “만일의 상황을 대비한 안전장치로 바디캠을 도입하게 됐다”고 했다.

최예린 기자 floy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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