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들이 지난 22일 청주 성안길에서 열린 청주 중학생 추모제에서 헌화·묵념하고 있다.
성범죄·아동학대 등으로 고민하다 숨진 채 발견된 청주 중학생을 추모하고 진상규명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충북지부는 24일 성명을 내어 “성폭력·아동학대 범죄는 피해자 보호를 위해 피해자와 가해자가 분리돼야 하지만 이 사건에선 피해자와 가해자 분리 조처가 이뤄지 않았다. 두 중학생의 죽음은 청소년 보호체계 부재가 부른 사회적 참사”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수사기관은 철저한 조사로 가해자를 엄벌하고, 아동 폭력전담기관·교육당국 등은 청소년을 보호하는 대응 체계를 마련하라”고 요구했다.
22일 열린 청주 중학생 추모제에서 시민들이 남긴 쪽지글.
추모 분위기도 확산하고 있다. 지난 22일 오후 청주 성안길에선 두 학생 추모제가 열렸다. 성안길 차 없는 거리에 작은 추모공간이 마련됐으며, 두 학생의 친구와 시민 등은 헌화·묵념·추모글 등으로 먼저 간 두 학생을 기렸다. ‘많이 보고 싶고 사랑해’, ‘지켜주지 못해 미안해’, ‘어린 생명이 희생되지 않기를…’ 등 쪽지글이 이어졌다. 두 학생이 숨진 채 발견된 아파트 화단에도 추모 꽃다발, ‘다음 생에도 친구 해줘’, ‘보고 싶다’ 등 쪽지 글이 쌓였다.
충북교육연대 등은 지난 17일 청주지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가해자를 구속수사하라. 성폭력·아동학대 예방·보호지원 체계 강화 방안을 수립하라”고 주장했다. 조장우 충북교육연대 집행위원은 “두 학생의 안타까운 죽음을 본 시민들의 추모 물결이 이어지고 있다. 아동학대·성폭력 범죄 근절을 위한 법·제도·사회적 책임 등이 하루빨리 마련돼야 한다”고 말했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여중생 성폭행 혐의를 받는 의붓아버지(계부) 신상공개와 엄중 수사 등을 촉구하는 청원도 진행 중이다. 지난 17일 시작된 2건의 청원은 24일 오후 3시까지 각각 9만2천여명과 2600여명이 동의했다.
앞서 친구 사이인 중학생 ㄱ, ㄴ양은 지난 12일 오후 5시10분께 청주시 청원구 오창읍 한 아파트 화단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청주 청원경찰서는 지난 2월부터 두 학생의 성폭력·아동학대 피해 관련 수사를 진행해왔다. 경찰은 ㄴ양의 의붓아버지 ㄷ씨를 성폭력 위반 혐의로 입건했으며, 구속영장을 다시 신청할 방침이다. 경찰은 지난 3월에 이어 두 학생이 숨지기 직전에 ㄷ씨의 구속영장을 신청했지만 검찰은 보완을 요구하며 반려했다. 청원경찰서 관계자는 “세번째 구속영장을 곧 신청할 계획이다. 수사 중이어서 그동안의 영장 보완 내용, 혐의, 영장 신청 시기 등은 밝힐 수 없다”고 밝혔다.
글·사진 오윤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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