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 동거녀에 의해 가방에 갇혔다가 숨진 9살 어린이와 관련해 경찰이 아동의 친아버지를 불구속 입건했다.
충남지방경찰청은 12일 숨진 ㄱ(9)군의 아버지 ㄴ(43)씨를 아동학대 혐의(아동복지법)로 불구속 입건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지난 11일 ㄴ씨를 소환해 조사한 뒤 참고인에서 피의자로 신분을 전환했다. ㄴ씨는 지난해부터 수차례 ㄱ군을 때린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은 입건된 ㄴ씨의 행위를 정도가 심하거나 상습적인 학대로 보진 않았다. 박상복 충남경찰청 여성청소년수사계장은 “아동학대 중 중대 상해나 상습학대, 치사의 경우 가중 처벌 규정인 아동학대범죄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을 적용하나 나머지의 아동학대에는 아동복지법을 적용한다”며 “현재 혐의가 인정된 ㄴ씨의 행위에 대해 구체적으로 말할 순 없지만, 아동학대범죄 특례법이 아닌 아동복지법을 적용할 정도의 사안”이라고 설명했다.
경찰은 ㄴ씨가 동거녀의 상습학대 행위를 알고도 방조했는지도 조사할 계획이다. 동거녀 ㄷ(42)씨에 대한 지난 조사에서 경찰은 ㄷ씨가 ㄱ군을 가방에 가두기 전 상습적으로 학대한 정황을 포착했다. ㄱ군이 지난 1일 가방에 갇혔다가 심정지 상태로 발견됐을 때 ㄱ군의 얼굴·손·발·어깨·등·허벅지·엉덩이 등 온몸에 생긴 시점이 불분명한 멍 자국과 손톱에 긁힌듯한 상처가 있었기 때문이다. 경찰은 이런 정황을 토대로 수사한 뒤 지난 10일 동거녀 ㄷ씨를 아동학대범죄 특례법의 아동학대 치사와 상습학대 등 혐의로 검찰에 넘긴바 있다.
박 계장은 “ㄴ씨가 동거녀의 상습학대를 방조했는지는 아직 혐의가 드러나지 않았다. 다만, 그 부분에 대해서도 가능성을 열어두고 조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예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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