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미호천교 밑 임시제방 모습. 오윤주 기자
청주 오송 지하차도 참사 원인 가운데 하나인 미호천교 아래 임시제방의 시공과 관리 책임을 두고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제방을 포함해 미호강을 관리하는 금강유역환경청(금강청)은 임시제방이 제대로 쌓였는지 확인조차 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19일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행복청)이 공개한 미호천교 아래 임시제방의 지난 16일 모습을 보면, 제방을 덮고 있어야 할 방수천막이 하루 전 미호강 범람 때 휩쓸려가고 남아 있지 않다. <한겨레>가 확보한 임시제방 시공계획서에는 흙을 쌓아 다진 뒤 빗물에 흙이 쓸려 내려가거나 파이지 않도록 방수천막을 덮고 ‘톤백’(500㎏~1t의 흙을 담은 마대)을 하천 구간 제방 하단에 2줄 쌓아 올린다고 명시돼 있다. 하지만 자리를 지키고 있어야 할 톤백은 방수천막과 함께 쓸려나간 상태다. 처음부터 계획이 부실했거나 시공이 날림으로 돼 있었다는 방증이다. 최병성 행복청 대변인은 “제대로 쌓았다는 증거가 있다”고 했지만 이를 뒷받침하는 자료는 공개하지 않고 있다. 이날 다시 현장을 찾아갔을 때는 방수천막 아랫부분에 톤백이 겹겹이 쌓여 있었다.
임시제방의 축조 시기도 논란이다. 행복청은 미호천교 공사 과정에서 지난해 10~11월 기존 제방 일부 구간을 허문 뒤 장마를 앞둔 지난 6월29일부터 7월7일까지 임시제방을 쌓았다. 청주에서 장마가 시작되기 일주일 전이다. 우기가 오기 전 충분한 시간이 있었음에도 큰비가 예고되자, 부랴부랴 돌입한 공사였다. 게다가 하천 관리 기관인 금강청은 제방 공사를 관리·감독하지 않았다. 임시제방 공사를 시행한 행복청이 지난 5월24일 임시제방 축조와 관련한 협의를 요청하자, 금강청은 6월9일 ‘임시제방은 충분히 안정성을 확보할 수 있도록 축조해야 한다’고 회신했을 뿐 후속 조처가 없었다. 금강청 관계자는 “임시제방과 관련해 우리는 관리·감독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박창근 가톨릭관동대 토목공학과 교수는 “제방 공사를 하더라도 보통 5월 말까지는 완료해야 한다. 우기 중에도 공사를 했다는 것은 환경부의 제방관리시스템에 문제가 있는 것이다. 우기에 했다면 금강청이 제대로 지도·감독이라도 해야 했다”고 말했다.
오윤주 최예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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