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가 13일 충북도청 정문 앞에서 김영환 충북지사 사퇴를 촉구했다. 오윤주 기자
충북지역 시민사회단체가 지난달 30일 제천 봉황산 산불 때 지역 행사에 참석해 술을 마시는 등 부적절한 처신을 했다는 의혹에 휩싸인 김영환 충북지사의 사퇴를 촉구했다.
충북지역 시민사회단체가 꾸린 충북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는 13일 충북도청 본관 앞에서 한 기자회견에서 “산불재난위기 ‘경계’ 단계에다, 제천 산불이 진화되지 않은 지난달 30일 김 지사는 충주에서 술판을 벌였다. 두어잔이건, 20잔이건 술을 마시고 노래한 것은 사실이다. 부적절한 처신을 사과하고 사퇴하라”고 촉구했다. 이들은 “언론 탓, 야당 탓 당장 중단하고 도민의 심판을 받아라. 충북도민은 친일도지사, 술판도지사, 식물도지사를 해고한다”고 덧붙였다.
충북자유민주시민연합 등이 13일 충북도청 정문 앞에서 시민단체와 박진희 충북도의원 등의 선동정치 중단을 촉구했다. 오윤주 기자
이들의 기자회견 뒤 충북자유민주시민연합·충북자유아카데미·청주자유시민연합 등 보수성향 단체들은 충북도청 정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김 지사와 충주 청년 사이 간담회를 음주·가무·술판선동으로 폄훼하고, 김 지사의 명예를 의도적으로 훼손했다는 의심이 든다. 사실을 과장해 도민을 선동하고, 지사의 업무를 방해하고 발목 잡는 선동정치를 중단하라”고 밝혔다.
앞서 김 지사는 제천 봉황산 산불이 채 진화되지 않았던 지난달 30일 밤 9시50분께 충주의 한 주점에서 열린 청년, 시민단체 모임에 참석해 술을 마시고 노래를 부르는 등 부적절한 처신을 했다는 의혹을 샀다. 이에 김 지사는 지난 12일 아침 자신의 페이스북에 “민심 청취를 위한 밤늦은 도정활동이었다. 공식 일정이었지만 양해를 구하고 가지 말았으면 좋았을 것이라는 회한이 남는다”고 밝혔다.
하지만 박진희 충북도의회 의원(더불어민주당)은 이날 “김 지사가 당시 소주·맥주를 섞은 폭탄주 20여잔을 마시고 노래를 하는 등 술판을 벌였다”고 주장했다. 이에 윤홍창 충북도 대변인은 “술은 한두 잔 마셨고, 노래는 참석자들이 권해서 답가로 한 것일 뿐 술판은 아니다. 도지사와 도민의 명예를 실추시키는 거짓 선동으로, 사법적 판단을 구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오윤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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