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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가석방된 이석기 “박근혜 사면? 참으로 통탄스러워”

등록 2021-12-24 11:41수정 2021-12-24 20:40

지지자 300여명 환영 받으며 대전교도소 출소
“말 몇마디로 감옥 가두는 야만적 행태 없어야”
가석방된 이석기 전 통합진보당 의원이 24일 오전 10시 대전교도소를 나와 지지자들에게 손을 흔들어 보이고 있다.
가석방된 이석기 전 통합진보당 의원이 24일 오전 10시 대전교도소를 나와 지지자들에게 손을 흔들어 보이고 있다.

내란선동죄로 구속됐던 이석기(58) 전 통합진보당 의원이 8년3개월 수감생활 끝에 24일 가석방됐다.

이 전 의원은 이날 오전 10시 대전교도소에서 출소했다. 아침부터 교도소 앞에는 지지자와 진보당 관계자 등 300여명이 나와 이 전 의원을 기다렸다. 이 전 의원이 정문을 통해 밖으로 걸어 나오자 지지자들의 환호소리가 교도소 앞을 가득 메웠다.

교도소 밖으로 나와 지지자와 취재진 앞에 선 이 전 의원은 “저 문 하나를 넘는데 아홉 번의 겨울을 거쳤다. 이제 사람들의 마을로 돌아간다”며 “말 몇마디로 오랫동안 감옥에 가두는 이런 야만적인 행태는 다시는 없어야 한다”고 소감을 밝혔다.

박근혜 전 대통령의 사면과 관련해서는 “과연 공정과 정의가 존재하는가 의문스럽다. 말 몇마디로 현역 의원을 감옥에 넣은 사람이 사면이라니 말이 안된다”며 “정말 사면받아야 할 사람이 누구겠나. (박근혜 정권의 탄압의) 피해자는 이제 나와서 가석방되는 상황이 참으로 통탄스럽다. 이 또한 역사의 흐름 속에서 판단될 것”이라고 했다.

지지자들이 24일 오전 대전교도소 앞에서 이 전 의원을 기다리고 있다.
지지자들이 24일 오전 대전교도소 앞에서 이 전 의원을 기다리고 있다.

교도소 앞에서 이 전 의원을 기다린 정진우 목사(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 부이사장)는 떨리는 목소리로 “이렇게 오랜 세월이 걸릴 거라곤 상상할 수 없었다. 모든 것이 조작으로 판명된 뒤에도 감옥 문이 열리는 데 너무 오랜 시간이 걸렸다”며 “그래도 지난 세월의 아픔이 결코 무가치한 것은 아니었을 것이다. 이렇게 건강한 모습으로 이 전 의원을 다시 만나게 돼 감사하다”고 말했다.

앞서 법무부는 지난 20일 가석방심사의원회 열어 이 전 의원을 가석방하기로 했다. 이 전 의원은 2023년 5월 만기출소 예정이었다.

이 전 의원은 박근혜 정부 때인 2013년 9월 아르오(RO·혁명 조직) 총책으로 조직원 130여명과 모임을 갖고 전쟁 발발 시 유류·통신시설 파괴 등 체제전복을 꾀하는 내란을 모의했다는 혐의(내란음모·내란선동) 등으로 구속기소됐다. 2014년 2월 1심 재판부는 내란음모·내란선동 혐의 모두 유죄로 인정해 징역 12년을 선고했지만, 그해 8월 항소심 재판부는 “아르오의 존재가 엄격히 증명되지 않았다. 내란 범죄를 실행하기 위한 합의에 도달했다고 보기에는 증거가 부족하다”며 내란음모 혐의를 무죄로 보고 징역 9년과 자격정지 7년을 선고했다. 2015년 1월 대법원은 이 판결을 확정했다.

글·사진 최예린 기자 floy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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