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후 20개월 딸을 때려 숨지게 한 혐의(아동학대살해 등)를 받는 ㄱ(29)씨가 14일 오후 영장실질심사를 받기 위해 대전 둔산경찰서를 빠져나가고 있다.
대전경찰청은 생후 20개월 딸을 학대해 숨지게 한 혐의로(아동학대살해 등) 아이의 아빠 ㄱ(29)씨를 구속했다고 14일 밝혔다.
ㄱ씨는 지난달 15일 대전 대덕구의 자신의 집에서 딸을 마구 때려 숨지게 한 뒤 아이스박스에 아이의 주검을 유기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에서 ㄱ씨는 “생활고로 스트레스를 받던 상황에서 어느 순간부터 아이의 울음소리가 짜증 나기 시작했다”며 “지난달 15일 밤 술을 마신 상태에서 아이가 잠을 자지 않아 이불로 덮은 뒤 수십 차례 주먹으로 때리고 발로 밟았다. 아이 다리를 잡아당겼는데, 그 과정에서 다리가 부러진 것 같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숨진 아이는 국립과학수사연구원 부검 결과 오른쪽 대퇴부(넓적다리)가 부러져 있었고, 온몸에 학대 흔적이 있었다. 국과수는 전신 손상으로 인한 사망 가능성이 크다고 판단했다.
앞서 경찰은 지난 9일 새벽 5시께 ‘아동학대가 의심된다’는 아이 외할머니의 신고를 받고 출동해 대전 대덕구의 ㄱ씨 집 화장실에서 아이의 주검을 발견했다. 외할머니가 경찰에 신고하자 ㄱ씨는 집을 나가 도주했다가 지난 12일 대전 동구 한 모텔에서 붙잡혔다.
ㄱ씨와 함께 숨진 딸의 주검을 아이스박스에 유기한 아이 엄마 ㄴ(26)씨는 사체유기 등의 혐의로 지난 12일 구속됐다. ㄱ씨가 아이를 폭행할 때 ㄴ씨도 집에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 관계자는 “더 자세한 학대 정황은 ㄱ씨와 ㄴ씨를 추가 조사해 확인할 것”이라며 “ㄴ씨에 대한 심리 검사도 진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글·사진 최예린 기자
floy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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