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일 서울 양천구 목동 파리공원 모습. 양천구청은 이 터에 잔디마당과 커뮤니티센터 등을 세울 예정이다. 주민 서광원씨 제공
서울 목동 파리공원 리모델링 과정에서 수십년 된
거목 수십그루 벌목을 검토했던 양천구청이 1일 “큰 나무들은 그대로 존치하겠다”고 밝혔다.
지난 31일 <한겨레> 보도 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목동 파리공원 리노베이션을 중지해 주세요’라는 청원글이 올라와 900여명(이날 오전)이 참여하고, 구청에는 ‘거목 제거 계획을 철회하라’는 항의전화가 빗발쳤다는 것이 구청 쪽 설명이다.
서울 양천구청의 ‘파리공원 리노베이션’ 홍보 동영상 갈무리.
이날 오전 9시30분 공원녹지과장 등 양천구청 관계자 3명과 설계사 4명은 리모델링에 반대하는 주민들과 만나 “잔디마당 조성지역에 현재 자라는 나무 중 느티나무 등 큰 나무는 그 자리 그대로 두고, 스트로브잣나무 등 너무 촘촘하게 심어진 작은 나무는 공원 내 다른 곳에 옮겨 심을 예정”이라며 “잔디마당 주변 캐노피(그늘막), 벤치도 최대한 위치를 조정해 설치하도록 해 나무들이 베어지지 않게 하겠다”고 설명했다. 구청 관계자는 “공사 뒤 바뀐 모습을 보여주기 위한
‘홍보 영상’을 보고 주민들이 오해한 것 같다. 이달 리모델링 공사가 시작되면 지역주민들을 주민참여감독관으로 초청해 소통을 계속해 나갈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이날 구청 쪽과 만난 주민 서광원씨는 “구청에서 ‘거목을 모두 살리겠다’고 약속해 다행으로 생각한다”면서도 “구청이 이번 결정을 바꾸지 않도록 지금의 파리공원 모습을 영상으로 담아 남기고, 지금까지 진행한 서명운동의 결과를 가지고 조만간 구청을 찾아 주민들의 요구를 전달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김양진 기자
ky0295@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