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대 부부에게 입양된 뒤 의붓아버지에게 학대당해 긴급수술을 받은 두살배기 여자아이는 뇌 손상이 심각해 의식을 회복하더라도 장애를 겪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피해 어린이를 치료하고 있는 인천 가천대 길병원 관계자는 “현재 중환자실에 입원 치료 중인 2살 여아는 ‘반코마’ 상태”라고 11일 밝혔다. 호흡 등을 기계에 의존하는 혼수(코마)상태와 달리 맥박과 호흡은 스스로 할 수 있다는 의미다.
이 관계자는 “피해 어린이는 뇌의 출혈을 막는 응급수술을 받고 회복 중이지만, 뇌의 상당 부분이 손상을 입었다. 기적적으로 의식을 회복한다고 해도 예전으로 돌아가기는 어려운 건강 상태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이 사건을 수사 중인 경기남부경찰청 여성·청소년수사대는 지난 10일 아동학대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상 중상해 혐의로 의붓아버지 ㄱ씨(30대)의 구속영장을 신청한 데 이어, ㄱ씨 아내도 아동복지법의 방임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ㄴ양은 지난 8일 오후 6시께 ㄱ씨 자택인 경기도 화성시 인근의 한 병원에 의식불명 상태로 실려 갔다가 인천 길병원으로 이송됐다. 이 과정에서 의료진은 뇌출혈과 함께 얼굴을 비롯한 신체 곳곳에서 멍이 발견되자 경찰에 학대 의심 신고를 했다. 경찰은 ㄱ씨 부부가 지난해 8월 ㄴ양을 입양한 만큼 5월 이전에도 확대했을 가능성을 열어두고 수사 중이다.
ㄱ씨 부부는 ㄴ양 외에도 미성년 친자녀 4명을 양육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ㄱ씨는 “2019년에 아내와 함께 보육원에서 봉사활동을 하다가 그곳에 있던 아이(ㄴ양)를 처음 만났는데, 이후 안쓰러운 마음이 들어서 입양기관을 거쳐 아이를 키우게 됐다”고 진술했지만, 상습 학대 가능성이 큰 만큼 입양에 다른 의도가 있는지 등도 살펴보고 있다.
한편, ㄱ씨는 11일 오후 2시30분 수원지법에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았다.
김기성 이정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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