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모텔서 생후 2개월 딸 학대한 아버지. 연합뉴스
인천의 한 모텔에서 생후 2개월 딸을 탁자에 던져 뇌출혈로 중태에 빠트린 20대 아버지가 과거에도 딸을 학대한 정황이 검찰의 보강 조사를 통해 드러났다.
인천지검 여성아동범죄조사부(부장 김희경)는 아동학대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상 아동학대 중상해, 아동복지법상 아동학대, 상해 혐의로 ㄱ(27)씨를 구속 기소했다고 7일 밝혔다.
ㄱ씨는 지난달 12일 밤 11시 30분께 인천시 부평구 한 모텔 객실에서 생후 2개월 된 딸 ㄴ양을 학대해 머리를 심하게 다치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당시 ㄱ씨는 ㄴ양을 잡고 강하게 흔든 뒤 나무 탁자에 집어 던진 것으로 조사됐다.
검찰의 보강 조사 결과 ㄱ씨는 앞서 올해 3월 말부터 4월 초 사이에도 모텔 객실에서 울음을 그치지 않던 ㄴ양을 나무 탁자에 떨어뜨린 사실이 추가로 확인됐다.
그는 당시 ㄴ양의 머리 앞부분과 측면에 광범위하게 경막하 출혈이 발생했는데도 며칠 뒤인 지난달 12일 재차 ㄴ양을 나무 탁자에 던진 것으로 파악됐다. 당일 심정지 상태였던 ㄴ양의 팔과 다리에서는 피부가 푸른색을 띠는 청색증이, 코안에서는 출혈이 보였다.
당시 모텔 객실에 없었던 ㄱ씨의 아내(22)는 사기 혐의로 지명수배를 받다가 사건 발생 엿새 전 경찰에 체포돼 구속된 상태였으며 최근 징역 4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고 석방됐다.
긴급체포 직후 학대 혐의를 부인한 ㄱ씨는 이후 경찰 조사에서 “(아내가 구속된 이후 혼자 모텔에서 두 아이를 돌보는데) 자꾸 울어 화가 나서 딸 아이를 탁자에 던졌다”고 자백했다. 다만 그는 내동댕이치는 정도로 아주 강하게 던지지는 않았지만 아이 머리가 나무 탁자에 부딪혔다고 진술했다.
지난해 여름부터 부평구 일대 모텔 여러 곳을 전전한 ㄱ씨 부부는 긴급생계지원을 받을 정도로 형편이 어려웠고 올해 2월 한 모텔에서 ㄴ양을 출산했다.
인천의 한 병원 중환자실에서 치료 중인 ㄴ양은 최근 의식을 되찾았으며 스스로 호흡할 정도로 건강 상태가 나아졌다. 사건 발생 후 혼자 남게 된 ㄴ양의 생후 19개월 된 오빠는 인천 한 보육시설로 옮겨졌다.
박경만 기자
mani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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